한미 관계에 난기류가 감지된다. 청와대는 지난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한미 안보·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강경화 주미 대사도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는 매우 좋아 보인다. 그러나 수면 아래에선 양국이 쿠팡 사태와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프로젝트 등을 놓고 갈등이 깊어가는 양상이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로 중심을 잡고 특히 쿠팡 문제를 이른 시일 내 매듭짓길 바란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를 지원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90분간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골프 회동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길에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한미 관계는 단단하고 영원하다”고 썼다. 이달 초순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도 두 정상은 군용 선박 건조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반면 쿠팡을 놓고 양국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공정위는 미 국적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쿠팡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에 과징금 6247억원을 물렸다. 이달 초 미 하원 법사위는 한국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냈다. 백악관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러자 정부·여당은 즉각 보고서 내용을 반박했다.
그런데 지난주 서울고법은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한 공정위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본안 소송이 남았지만 공정위로선 체면을 구긴 셈이다. 법원의 결정은 쿠팡 정보유출에 대한 당정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돌아보게 한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 1호 선정이 계속 미뤄지는 것도 한미 관계를 껄끄럽게 하는 요인이다. 양국이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는 안보와 통상이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다. 지금은 통상이 안보 협력에 지장을 주고 있다. 한미 안보·경제 동맹이라는 큰 틀을 고려하면 쿠팡 이슈는 작은 갈등에 불과하다. 지금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쿠팡 갈등은 대승적 차원에서 신속히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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