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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보도 뜨자마자 테더 해외 이동 88% 급증…“초동수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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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I 2026.09.11 0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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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X파일 탐사보도-KOK코인 사건]④
국내 5대 거래소→바이낸스 자금 흐름 분석
범죄보도 직후 USDT-ETH 거래대금 88%↑
가상자산 이동 증가 평균 1.9일 만에 시작
정책보도보다 0.7일 빨라…초기 반응 뚜렷
코어시큐리티 “신속 자금 추적·초동 대응 중요”

[이데일리 정윤영 최훈길 서민지 기자] 국내에서 가상자산 범죄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국내 거래소에서 바이낸스로 옮겨진 테더(USDT)가 최대 8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로 향하는 가상자산 거래대금도 범죄 보도 이후 평균 1.9일 만에 증가하기 시작하는 등 빠른 자금 이동이 포착됐다. 범죄 의혹이 알려진 뒤 단기간에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는 만큼, 수사당국의 신속한 자금 추적과 초동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코어시큐리티)
(자료=코어시큐리티)
10일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DFCIA)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8월 19일까지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로 이동한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패턴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해당 기간 국내에서 보도된 가상자산 범죄사건 9건과 정책 관련 보도 101개 보도일을 대상으로 보도 전후 일평균 거래대금 증감률을 중앙값으로 집계한 값을 비교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범죄 관련 보도 직후 테더의 움직임이다. 보도 전후 1일을 비교한 결과 국내 거래소에서 바이낸스로 빠져나간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 테더(USDT-ETH) 거래대금은 88.0% 증가했다. 트론 네트워크 기반 테더(USDT-TRON)도 26.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가상자산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이더리움(ETH) 거래대금은 64.5% 감소했고, 리플(XRP)과 솔라나(SOL)도 각각 60.1%, 37.5% 줄었다. 이 같은 차이는 보도 전후 3일을 비교했을 때도 나타났다. ETH와 SOL, XRP의 이동 거래대금이 각각 35.4%, 27.9%, 51.4% 감소한 반면 USDT-ETH는 10.3% 증가했다.

범죄 관련 보도 이후 국내 거래소에서 바이낸스로 향하는 자금이 테더에 집중된 셈이다. 범죄 관련 자금을 세탁하거나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테더가 해외 이전 수단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자료=코어시큐리티)
(자료=코어시큐리티)
특히 범죄 관련 보도에 따른 테더 이동 변화는 일반적인 정책 관련 보도 때보다 컸다. 정책보도 전후 1일 기준 USDT-ETH의 거래대금 증가율은 14.0%로 범죄사건 보도(88.0%)의 약 16% 수준에 머물렀다. 정책보도 직후 ETH와 XRP 역시 각각 25.1%, 13.1% 감소했지만, 범죄보도 때와 비교하면 감소 폭이 작았다.

자금 이동 변화가 나타나는 시점도 범죄사건 쪽이 빨랐다. 보고서는 보도일부터 7일 뒤까지 7개 체인의 일별 거래대금을 합산한 뒤 전일 대비 거래대금 증가가 이틀 이상 이어진 경우를 ‘상승 흐름’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범죄사건은 9건 중 8건(88.9%)에서 상승 흐름이 확인됐으며, 평균 증가 시작 시점은 보도 후 1.9일이었다. 정책보도는 101건 중 89건(88.1%)에서 상승 흐름이 나타났으며 평균 시작 시점은 2.6일이었다. 범죄사건 관련 보도 이후 자금 이동 반응이 평균 0.7일 빨랐다.

보고서를 작성한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박정섭 팀장·구시현 주임연구원은 “범죄 관련 보도가 나온 뒤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는 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범죄자들이 자금을 세탁하거나 현금화하기 위해 자산을 옮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며 “범죄 관련 보도는 추가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범죄자 입장에서는 자금을 급하게 옮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양면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수사기관이 해당 사건을 분석하고 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반면, 자금은 하루 이틀 사이 해외로 이동할 수 있다”며 “범죄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해외 거래소로 향하는 자금 흐름을 보다 신속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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