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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거대한 치마폭을 휘감은 날렵한 여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긴 팔에 넓은 챙 모자를 머리에 얹은 신비스러운 여인이다. 여인의 치마는 퀼트로 박아낸 듯하다. 거친 회색벽을 배경으로 삼은 덕에 모자이크의 색색 조각이 더욱 도드라진다.
이 길죽한 여인을 만든 작가 김혜진은 아트테이너로 불린다. 실제 배우로도 활동한 덕이다. 미술을 전공한 뒤 작가로 나선 시점에 우연찮게 배우의 길로 들어섰고 TV드라마 등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단다.
‘여배우는 오늘도’(2019)란 작품은 자신의 자화상을 대신한 게 아닌가 싶다. 작품은 아크릴물감과 돌가루를 사용해 반짝이면서도 거친 질감을 주는 것이 특징. 차분하고 어두운 푸른 톤 사이에 노랗고 빨갛고 하얀 선·면을 심어 고독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풍긴다.
스토리텔링이 읽히는 덕인가. 사연 많은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에이블파인아트뉴욕갤러리 서울서 여는 개인전 ‘인연’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돌가루. 53×53㎝. 작가 소장. 에이블파인아트뉴욕갤러리 서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