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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자금악화,'관계형 금융'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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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 기자I 2014.11.03 06:00:00

자금지원외 법률,교육,컨설팅등 비금융서비스 제공해야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국내 중소기업들은 은행권의 지속적 자금지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자금사정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3일 발표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구조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지난 2004년 243조원에서 2013년 489조원으로 10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이같은 은행권의 중소기업 자금대출 비중은 GDP 대비 33.5%로 OECD 26개 국가 중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중소기업 자금사정지수는 2010년 88.9에서 2013년 80.1로 최근 4년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은행권의 자금지원 확대가 중소기업들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석구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높은 간접금융 의존도, 단기위주의 대출, 금융기관의 경기순응적 대출행태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중소기업의 자금애로를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대한상의가 지난 9월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자금조달 경로를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92.3%가 은행 등 간접금융을 통해서 조달하는 있었다. 반면 내부자금이나 주식·회사채 등 직접금융을 통해 조달한다는 응답은 각각 6.7%, 1.0%에 그쳤다. 국내 중소기업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고 신용이 취약해 주식·채권 등을 통한 직접금융시장의 문턱을 넘기에 아직도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도 만기 1년 이하의 단기대출에 치우쳐 있어, 경영환경 악화시 기업생존이 위협을 받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대출금액 중 단기대출 비중은 70.5%로 OECD 18개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았다. 은행 등 금융공급자가 중소기업의 신용상태 변동에 따른 부실화위험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대출만기를 단기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중소기업과 금융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협력을 위해 독일과 일본이 추진해 효과를 거둔 ‘관계형 금융’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관계형 금융이란 금융회사가 기업 등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과 재무비율 등 정량적 정보 외에 지속적 거래, 접촉, 관찰, 현장방문 등을 통해 얻은 정성적 정보를 토대로 하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자금지원 이외 법률, 교육, 컨설팅 등의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의 단기 경영애로 해소뿐 아니라 장기성장에 초점을 두고 지원한다.

관계형금융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예로는 독일과 일본이 꼽힌다. 독일은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은행 등 지역에 기반한 금융기관을 주거래은행(Hausbank)으로 삼고 장기간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관계형 금융이 발달돼 있다. 이들 지역기반 은행들은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반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장기대출(5년 이상)을 축소한 것과 달리 오히려 확대해 독일경제의 성장을 지원했다.

일본도 주거래은행(Main Bank)제도를 통해 상호주식 보유, 인력교류, 컨설팅 제공 등 은행과 중소기업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3년 이후 관계형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창업·판로 등의 비금융 서비스 제공, 중소기업특성에 맞는 대출방법 개발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 금융권의 상호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9월 정부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관계형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관계형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74.1%가 주거래은행과 10년 이상 장기거래를 하고 있지만, 자금대출 외 경영, 회계, 법률 등 비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기업이 95.3%에 달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관계형금융은 금융기관·중소기업 간 협력과 정부의 정책지원 등 많은 노력과 시간을 거쳐야 정착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지금부터라도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새로운 관행과 제도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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