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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도 미달…필수의료 의사난 해법은"[만났습니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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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I 2022.11.07 05:33:00

선우성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인터뷰
일차의료 체계적 관리로 중증질환 예방 가능
고령화사회 대비해 가정주치의 제도 정착必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1차의료 인기가 자꾸 줄고 있어요. 의사나 지원 의대생이나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6일 보건복지부 ‘지난해 과목별 전공의 지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의학과는 306명 모집에 186명만 지원했다. 지원율은 60.8%로 평균지원율(111.6%)에 크게 못 미친다. 2018년까지만 해도 지원율이 100%를 넘었지만, 해마다 지원자가 줄며 이제는 산부인과 지원율(90.2%)을 밑돌고 있다. 이에 대해 선우성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1차의료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의대를 전공한 이들의 초심회복도 필요하다고 봤다.

선우성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겸 울산의대 아산병원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포레스트검프 주치의 꿈


그가 꿈꾸는 의사는 영화 ‘포레스트검프’에 나오는 동네의사였다. 주인공 검프가 어릴 때 척추가 휘어 다리마저 불편해지자 동네 의사는 다리 교정기를 권했다. 그리고 검프가 어머니 임종 직전 만난 의사도 같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온 가족을 돌보는 가족 주치의. 그는 그런 의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여기에는 그의 경험도 한몫했다. 35년 전 내과 수련의 시절 지방에서 혈압관리를 위해 서울 대형병원으로 진료를 다니던 한 환자가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대형병원에서 혈압관리는 잘 받았지만, 위암에 걸렸다는 사실은 뒤늦게 발견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대형병원에 다니니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받는다고 느꼈지만, 사실 의사들은 전문분야만 확인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질병을 타게트로 하다 보다 발생한 일”이라며 “환자, 사람의 건강을 타케트로 해야 했다면 상황이 달랐을 거라고 생각해 가정의학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특정 질환만 보는 의사가 아닌 환자의 건강 전반을 살필 수 있는 건강관리 주치의가 있었다면 초기에 치료가 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이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이다.

그의 하나뿐인 딸도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그가 20년 가까이 휴가를 반납하고 떠나는 해외의료봉사를 함께 다니던 딸은 교사를 꿈꾸다 의사로 진로를 바꿨다. 그리고 현재 4년차 전공의로서 진로를 소아청소년과로 택했다. 소아청소년과도 지원율이 37.3%에 불과한 대표적인 비인기 전공이다. 아버지는 딸의 결정을 존중했다. 그는 “비전을 보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을 가르칠 때 꼭 하는 얘기가 있었다. 폐암수술을 잘하는 의사는 세계 인명사전에 등재되지만, 동네에서 폐암에 안 걸리게 관리하는 의사는 등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 누가 명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는 “둘 다 명의가 아니겠는가?”라며 “1차진료의라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환자의 작은 변화에도 보람을 가지고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차진료의를 선택한다”며 “스스로 행복하고 잘했다고 생각한다면 평생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차의료만 관리해도 중증질환 예방 가능

그는 이런 초심 회복과 함께 정책적 시스템 개편도 필요하다고 봤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의예과 학생들이 1차의료에 일찍 노출될수록 1차의료 지원자도 늘었다. 그는 “현재 지역사회 의료활동을 3~4학년에 하는 것을 1~2학년 때 하는 것으로 교과 과정을 개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가나 지자체에서 수련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봤다. 3급 종합병원은 어려운 질환, 중증기·급성기 질환 환자들이 많이 찾고 병원에선 이들을 빨리 고쳐서 지역사회로 돌려보내야 하는 역할을 맡다 보니 꾸준히 환자를 살피고 관리하는 가정의와는 맞지 않은 부분이다. 그는 최소한의 검사로 효율적인 진단을 하도록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사실 대형병원에서는 패키지 검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다 보니 대형병원에서는 1차의료 수련의를 흔쾌히 뽑으려 하지 않고 있다. 전공의 수련 비용에는 전공의 급여, 수당뿐 아니라 지도전문의 급여와 행정비용, 수련병원이 감당해야 하는 낮은 생산성과 대기인력, 시설,·공간 마련을 위한 비용 등도 든다.

그는 “대형병원에서 수련해야 양질의 수련의가 나올 수 있다”며 “이들이 제대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등의 수련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막바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논의에서 기본적인 필수의료가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우성 이사장은 “현재 중증필수 의료만 논의되고 있는데, 1차의료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며 “1차의료만 제대로 관리해도 중증환자는 늦게 생기고 안 생기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우성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겸 울산의대 아산병원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고령화 사회 대응 위한 가정주치의 必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0년 기준 83.5세(2020년 기준)로 10년 전과 비교해 3.3년 늘었다. 이와 함께 병원을 찾는 노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무릎이나 허리가 아파서, 심혈관 질환 때문에 먹는 약이 늘며 수십개의 약을 한꺼번에 먹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선우 이사장도 이같은 사례자를 만나기도 했다. 온몸에 기운이 없이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던 한 환자는 선우 이사장까지 찾았고 15가지나 되는 먹는 약을 정리해줬더니 증상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마다 약물 감수성이 모두 다르다”며 “커피를 마셔도 잠을 잘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과 같다. 폴리파머시(한 환자에게 동시에 여러 종류의 약제를 함께 쓰는 일)가 건강에 악영향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짚었다.

만약 주치의가 있다면 같이 먹어도 되는 약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조절까지 가능해져 간단한 질환의 중증화를 막을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의약품 처방ㆍ조제 시 의약품 안전성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의약품 안심 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가 있지만,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것만 확인이 가능하다. 그는 “어떤 때는 충돌이 되더라도 감수하고 써야하는 게 있는데 이런 걸 판단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처음 보는 의사는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치의에게 안내를 받고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것도 환자에게 쉽지 않다. 분야가 다른 의사들도 달가워하지 않은 부분일 수 있는 것. 이에 대해 그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손해 보는 것도 오래 가지 않는다”며 “절충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선우성 이사장은

선우성 교수는 1988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전임의로 근무하다 1995년 아산병원 가정의학과로 옮겨 울산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외에도 현재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전문평가위원 △국민건강보험 전문평가위원 △질병관리청 검진기준 및 질관리반 검진효과평가분과 위원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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