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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훈 MTS 사장 “30년 병리해도 몰랐던 환자 미래 예측, AI는 가능”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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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미 기자I 2026.08.30 0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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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08월25일 08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내가 30년 넘게 병리를 했지만 끝끝내 슬라이드만 보고 환자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었다. 병이 얼마나 안 좋은 상태인지는 알아도 이 환자가 몇 년 뒤 어떻게 될지는 몰랐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은 그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남훈 엠티에스컴퍼니 최고의료책임자(CMO) (사진=엠티에스컴퍼니)
조남훈 엠티에스컴퍼니 최고의료책임자(CMO) (사진=엠티에스컴퍼니)


조남훈 엠티에스컴퍼니 최고의료책임자(CMO, 이하 사장)은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병원·헬스테크 박람회(KHF 2026)’ 현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대한병리학회장을 지낸 조 사장이 바라보는 AI의 역할은 병리의사의 눈과 손을 대신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병리 영상에서 인간의 눈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특징을 찾아내 환자의 예후와 치료반응까지 예측하는 것이 디지털병리 AI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병원 대신 MTS 택한 병리학자…이유는?



조 사장은 연세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5년간 디지털병리 AI 국책과제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교수직을 떠난 뒤에는 다시 병원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는 “회사에 취직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 조 사장의 발길을 엠티에스컴퍼니로 돌린 것은 국책과제를 함께 수행하며 확인한 회사의 기술력과 디지털병리의 전환을 끝까지 완성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마침 5년간 연구비를 확보해 개발하고 성능을 끌어올린 병리 AI가 사업화 단계에 접어든 시점과 교수직 은퇴가 맞물린 것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조 사장은 “회사 밖에서 피드백하는 방식으로는 제품을 제대로 완성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품이 인허가를 받고 시장에 나온 뒤 병원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듣고 개선하려면 회사 안에 있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끝을 보기 위해 이 회사로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이 말하는 ‘끝’은 현재 개발한 병리 AI의 상용화에 그치지 않는다. 현미경을 디지털 이미지로 바꾸는 디지털 전환(DX), AI가 진단과 예후 예측을 돕는 AI 전환(AX)을 넘어 로봇이 병리검사실의 물리적인 업무까지 수행하는 피지컬 전환(PX)까지 완성하는 것이 그가 그리는 종착점이다. 조 사장은 이 여정을 앞으로 약 10년으로 내다봤다.

엠티에스컴퍼니와의 인연도 처음부터 기술력에 대한 확신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과거 자궁암 관련 데이터 사업을 함께하면서 회사를 처음 접한 조 사장은 무엇보다 임직원들이 일하는 태도를 눈여겨봤다.

그는 “똑같은 일을 해도 유독 믿음직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엠티에스컴퍼니 임직원들은 정말 진심으로 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초반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국책과제 3년차 중간 결과를 받아본 뒤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때부터 엠티에스컴퍼니를 핵심 개발 파트너로 보고 주간회의에 직접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협업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예측의 영역 향하는 병리AI…6만건 데이터가 밑천

조 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분야는 ‘예측(Predict) AI’다. 현재 의료 AI 상당수가 판독이나 계수 등 의료진의 반복적인 업무를 줄여주는 보조도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의사와 AI 회사가 만나면 처음 나오는 요구는 ‘이 일이 너무 힘드니 대신 해달라’는 것”이라며 “반복 업무와 부담을 줄여주는 AI도 필요하지만 모든 AI가 그것만 만들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그는 국책과제 초기부터 병리 슬라이드뿐 아니라 환자의 나이·성별·병기·가족력·치료이력, 생존 여부까지 추적해 데이터를 구축했다. 환자 1명의 치료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차트를 추적하는 데 이틀씩 걸리기도 했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가 약 6만건이며, 이 중 유방암 데이터만 약 2만건이다.

조 사장은 “살아 있는 환자의 슬라이드와 사망한 환자의 슬라이드를 놓고 봐도 제 눈에는 무엇이 다른지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데 AI에 학습시켜보니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특징들의 조합에서 확률적인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30년 넘게 병리를 했지만 슬라이드만 보고 이 환자의 운명을 알 수는 없었다”며 “AI라면 그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처음 데이터를 설계할 때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엠티에스컴퍼니는 유방암 등 병리 진단보조 AI의 허가를 마친 데 이어 예후·치료반응을 예측하는 AI 개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난소암에서는 상동재조합결핍(HRD) 유전자검사 결과를, 유방암에서는 림프절 전이 여부를 병리영상만으로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HRD 검사는 암세포의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난소암 환자의 PARP 억제제 등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데 활용되지만 검사 비용이 높고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수개월 정도 걸리는 것이 한계로 꼽힌다. 조 사장은 이를 병리영상만으로 HRD 여부를 예측하는 AI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사장은 “기존 HRD 검사는 비용이 높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병리영상과 HRD 검사결과를 학습시켰더니 초기부터 85% 이상의 성능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제품화해 난소암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빛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방암에서는 병리영상만으로 림프절 전이 여부를 예측하는 AI를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정확도는 약 78~79% 수준이며 이를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컬러 병리 AI가 MTS 강점…DX→AX→PX 완성할 것”

조 사장이 꼽는 엠티에스컴퍼니의 핵심 경쟁력은 복잡한 컬러 병리영상을 다루는 능력이다. CT 등 방사선영상은 주로 그레이 스케일로 구성되지만 병리영상은 RGB와 다양한 염색 조합이 중첩되면서 정보의 차원이 훨씬 복잡해진다.

그는 “병리영상은 고차원 방정식을 푸는 것과 비슷하다”며 “엠티에스컴퍼니는 인력이 많지 않아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상당 부분을 이해하며 개발해왔고, 오히려 이것이 병리 분야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컬러를 다루는 AI는 굉장히 특별한 영역”이라며 “이 기술을 놓치지 않고 계속 발전시켜 부동의 리더가 돼야 한다. 엠티에스컴퍼니는 굉장히 휼륭한(excellent)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조 사장이 바라보는 다음 단계는 로봇을 접목한 ‘피지컬 AI’다. 병리검사실에서는 수술 검체를 씻고 자르고 옮겨 슬라이드로 만드는 과정에 여전히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사람이 직접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검체 혼선이나 오류를 줄이고 표준화하기 위해 피지컬 AI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다음 차례는 누가 뭐래도 피지컬 AI”라며 “디지털 전환(DX)에서 AI 전환(AX)으로 왔다면 그다음은 피지컬 전환(PX)이다. DX에서 AX, 다시 PX로 넘어가는 단계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술 개발만으로 관련 시장이 열리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가장 큰 장벽으로 규제와 수가를 꼽았다. 허가를 받더라도 적정 수가를 받지 않으면 사업성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수가를 매긴다면 AI는 판독을 1초 만에 했기 때문에 수가를 적절하게 받기 어렵다”며 “AI 기술의 비용과 가치를 수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새로운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사장이 그리는 미래에서 AI는 병리의사의 일자리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다. 반복적인 업무는 AI가 맡고 의료진은 더 정교한 판단에 집중하며 상생하는 구조다.

그는 “예측이 가능해지면 병리과가 진단만 해주는 곳이 아니라 진단과 치료를 함께 지원하는 과가 될 수 있다”며 “심지어 약 선택까지 병리에서 솔루션을 줄 수 있다면 오히려 병리의 위상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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