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마늘, 배추, 과일 등 주요 농산물은 때마다 가격 급등과 폭락을 거듭하며 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일어난 배추값 파동은 국내 농수산물 시장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정부에서는 이같은 농수산물의 유통구조를 혁신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2009년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사이버거래소를 설치했다. 오프라인으로 유통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온라인 거래로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설립된 지 3년째를 맞이하는 사이버거래소는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거두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실제 거래가 시작된 지난해 175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는 3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15년까지 거래 규모 1조원의 거대 유통망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일반인들에게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가 아직 생소하다. 사이버거래소의 역할과 탄생배경은 무엇인가. - 사이버거래소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농수산물의 전자상거래가 이뤄지는 종합 e-마켓플레이스라고 보면 된다. 현재 B2B, B2C거래와 식재료 전자조달 등의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다. B2B는 중간 유통단계 없이 생산자 조직과 소매유통업체·외식업체·식품가공업체·수출업체 간 대규모 농수산물 인터넷 직거래를 하는 것이고 B2C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친환경·지역명품 농수산물, 전통주를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식재료 전자조달은 학교급식 등 단체급식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전자조달 방식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사이버거래소는 농수산물 유통구조 혁신을 통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사이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판단 아래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되면서 설립이 추진됐다. 2009년 1월 농수산물유통공사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로 출범됐고, B2C사업은 2009년 7월20일, B2B사업은 같은 해 10월28일 시작했다.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은 지난해 8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사이버거래소의 역할은 농수산물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통한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이다. 잘 알려진 대로 복잡한 유통경로로 인한 과다한 유통비용 발생과 급증하는 타분야 전자상거래에 비해 농산물 분야는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민간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장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 사이버거래소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 사이버거래소 출범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 - 본격적인 거래가 시작된 지난해 거래목표가 1000억원이었는데 1755억원을 달성해 농수산물 전자상거래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거래품목을 보면 양곡이 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축산 31%, 청과 26%, 수산 2% 순이었다. 거래금액은 돼지고기 35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쌀 280억원, 잡곡 268억원, 채소 256억원, 과일 160억원, 벼 110억원, 육계 81억원, 계란 6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곡물, 채소, 과일 등 품목별로 고르게 거래가 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사업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농수산 분야 기업간 전자거래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 현재 CJ제일제당과 한화호텔&리조트, 초록마을 등 주요 식품제조·유통업체들과 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인 조달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선 새로운 구매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미래지향적인 유통 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 일조한다는 점에서 적극 동참해 주고 있다. 좀 더 거래가 활성화 되면 거의 대부분의 품목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면 거래의 투명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단체급식 같은 곳에서 식재료를 구매할 때 도입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이버거래소가 학교급식 식재료 전자소달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이런 취지가 있다.
▲ 학교급식 식재료 전자조달 사업은 어떤 성과가 있나. - 지난해 서울, 인천, 부산, 충남, 전북, 경남 등 6개 교육청과 시범 운영을 통해 119개 학교, 1092개 공급업체와 거래를 시작해 총 3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4월26일 기준으로 강원, 대전, 대구, 제주 교육청이 추가돼 총 10개 교육청, 1500여개 학교, 2200여개 공급업체와 거래해 940여억원의 거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이 빠르게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급식 식재료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학교측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향후 2013년까지 16개 교육청에서 4000개 학교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는 학교의 편의를 위해 식재료 가격 공동 활용방안 및 납품업체 평가방안을 마련해 저렴한 가격으로 안전하고 품질 좋은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사이버거래소가 급성장한 비결이 무엇인가. - 우선 외부 환경이 이런 사업에 대해 필요로 했다고 생각한다. 농수산물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것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사이버거래소가 풀어주면서 급성장을 했다고 본다. 또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 농산물 표준화 작업 등 농수산물 온라인 거래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가 빠르게 갖춰진 것과 사이버거래소가 농안법상 온라인 도매시장으로 지정되는 법적 기반까지 조성된 것이 큰 힘이 됐다.
물론 유통공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내부 구성원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사이버거래소가 빠른 기간에 자리를 잡는 일은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공사와 거래소 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다. 이제는 외부에서 사이버거래소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이 사업의 널리 알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올해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 B2B 분야에서는 상품을 판매하는 생산자와 이를 구매하는 소비처를 넓혀 거래량을 확대하는 것이 과제다. 사업 초기인 만큼 거래금액 확대, 회원사 확보 등 외연확대에 중점을 둘 것이다. 또 공급 능력과 품목수를 확대하는 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소비처를 넓히기 위해 시장을 선도하는 구매사를 집중 유치해 거래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소형유통업체는 구매대행 등 협력모델을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성공사례 개발 후 대형유통업체와 MOU체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품성 제고와 참여자 편의제공을 위한 인프라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 정산소 운영자금의 규모를 70억에서 140억원까지 늘리고 정산주기도 현재 20일에서 30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다품목 소량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제3자물류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B2C 분야에서는 연중 일정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는 생협방식의 직거래를 도입하려고 한다. 가격등락이 심하고 소비가 많은 품목을 중심으로 연중 일정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다.
당초에 세운 올해 목표는 2500억원이었는데 생각보다 매출 성장세가 빨라 목표를 3015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 사이버거래소가 활성화 되려면 해결돼야 하는 문제가 있나. - B2B 분야가 활성화 되려면 중소식품·외식업체들의 참여가 많아져야 한다. 대기업은 바잉파워가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사이버거래소를 이용하면 가격적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이버거래소가 신용도에 따라 구매한도를 제한하고 있어 중소기업의 참여가 어렵다. 이런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사이버거래소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사업규모에 비해 예산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 20명도 안 되는 인력으로 출발해서 이제 30여명의 인력으로 3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인력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 아웃소싱을 하는 것에 대해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