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13일 08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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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머크는 지난달 28일 사이브런치 테라퓨틱스와 경구용 KRAS G12D 억제제 ‘SPR2015’의 전 세계 개발·제조·상업화에 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이브런치 테라퓨틱스는 선급금 4억달러(약 5400억원)와 개발·허가·상업화 등에 따른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21억3000만달러(약 2조8700억원)를 받을 수 있다. 선급금은 총계약 금액의 약 18.8%에 달한다.
머크는 선급금 4억달러를 올해 3분기 실적에 세전 비용으로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주당순이익 기준으로 약 0.13달러의 감소 요인이라고도 밝혔다. 통상 기술도입 계약은 총 계약금만 발표하고 선급금 및 지급 시점은 비공개인 경우가 많은데, 기술도입 발표와 함께 선급금 규모와 비용 반영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밝힌 셈이다.
SPR2015는 KRAS G12D 변이를 표적하는 분자접착제 방식의 저분자 억제제다. KRAS G12D는 폐암이나 대장암, 췌장암 등 고형암에서 빈번하게 관찰되는 암유전자 변이 중 하나다. 머크는 SPR2015가 KRAS G12D 변이 세포주에서 나노몰(nanomolar) 수준의 증식 억제 효과를 보였고, 세포유래 및 환자 유래 이종이식(CDX·PDX) 모델에서 단독 투여 항종양 활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유효성 자료가 아직 없는 전임상 수준의 후보물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계약은 이번 계약은 국내 기업들의 초기 항암 후보물질 기술수출 사례와 비교할 만하다.
먼저 에임드바이오는 지난해 10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고형암 대상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ODS025’의 글로벌 권리를 이전했다. 임상 진입 전이었던 ODS025 역시 잠재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최대 계약 금액은 9억91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다. SPR2015의 총 계약 규모에 비하면 약 46.5% 수준이다. 선급금 규모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ODS025는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하면서 글로벌 임상개발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선급금의 규모만 놓고 보면 한미약품의 최근 기술수출도 주목할 만하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로슈그룹 제넨텍에 비만·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 후보물질 ‘HM17321’을 이전하며 1억9000만달러(약 2629억원)의 선급금을 받기로 했다. 총계약 금액은 23억500만달러(3조5000억원)로, SPR2015보다 크다.
다만 HM17321은 임상 1상을 마친 후보물질이다. 확정 지급액인 선급금으로 보면 전임상 단계인 SPR2015이 더 큰 금액을 받았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머크가 임상 진입 전 자산에 상당한 선급금을 제시한 것은 SPR2015의 경쟁력과 개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이라며 “그만큼 후보물질이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차별성을 갖고, 비임상 데이터만으로도 후속 개발 확장성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계약은 머크가 키트루다의 의존도를 낮추고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머크가 ‘넥스트 키트루다’를 확보해야 하는 시점에 사이브런치 테라퓨틱스의 후보물질이 그 수요에 정확히 적중했다는 평가다. 머크는 미국 내 키트루다 핵심 물질특허 만료와 이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경쟁 가능성을 2028년부터 예상하고 있다.
KRAS는 오랜 기간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표적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변이 유형별 표적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진 영역이다. 특히 KRAS G12D는 경쟁 후보물질이 적지는 않지만, 분자접착제 방식을 적용한 SPR2015가 기존 접근법과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머크는 보도자료에서도 SPR2015가 정밀 표적 항암 후보군을 보완하고 다변화할 자산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국내 기업에도 시사점을 남긴다. 또 다른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 계약은 총액이 클수록 주목받지만, 대부분은 임상·허가·매출 성과를 전제로 한 마일스톤”이라며 “총 계약금액보다 거래의 실질적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선급금을 높이려면, 초기 단계부터 비임상 데이터와 표적 차별성을 분명히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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