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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팔아도 버텼는데…코스피 ‘55조 버팀목’ 끝물[주간증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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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기자I 2026.10.11 09: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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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07.4조…반도체 실적 기대 재확인
삼성·하이닉스 자사주 매입 약 55조…수급 버팀목 약화 가능성
美 14일 CPI·15일 PPI 발표…금리 부담 완화 여부 주목
외국인 수급 회복·반도체 이익 개선 확산이 상승 지속 관건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코스피가 6600선까지 밀려난 가운데 다음 주 증시는 반도체 실적 개선이 지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진행해 온 약 5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증시 하단을 지탱했던 수급 요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지,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계기로 금리 부담이 완화될지에 쏠리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에, 코스닥 지수는 6.16포인트(0.69%) 내린 892.27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마감시간 기준 1.9원 내린 1338.5원을 나타냈다. (사진=뉴시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에, 코스닥 지수는 6.16포인트(0.69%) 내린 892.27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마감시간 기준 1.9원 내린 1338.5원을 나타냈다. (사진=뉴시스)
55조원 자사주 매입 마무리…외국인 수급 향방 주목

최근 코스피는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 속에 6600선까지 후퇴했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못하면서 증시 반등을 제한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 중 하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변화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진행해 온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55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코스피가 7200선 부근에서 상승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하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대규모 매수 수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8월 중순 이후 기타법인은 두 종목을 중심으로 반복적인 순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자사주 매입 물량이 외국인 매도를 흡수하면서 지수 하락 압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이 종료된 이후다. 그동안 시장의 매물을 받아줬던 매수 주체가 사라지면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도세가 이전보다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종료 자체를 주가 하락 신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매입 기간에는 자사주가 매물을 흡수하면서 지수 하단을 지지했지만, 매입 종료 이후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변화가 주가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자사주 매입이 사라진 자리를 기업 실적 개선과 외국인 매수세가 얼마나 메울 수 있을지로 이동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107조 영업익…반도체 실적이 반등 이끌까

수급 부담을 상쇄할 변수로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액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환율 영향으로 낮아졌던 시장 기대치를 웃돈 실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사이클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삼성증권은 2027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올해보다 40% 상승하고 분기별 가격 인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4% 높인 532조원으로 제시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과 수요 전망이 구체화되면서 메모리 업황의 지속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향후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개선이 주가 상승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증권 역시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이 낮아진 상황에서 실제 실적이 기대를 웃돌 경우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수출 호조와 마이크론 실적을 통해 견조한 반도체 수요와 중장기 성장성을 재확인했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4 램프업이 확인될 경우 반도체 주도력 회복과 함께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실적 개선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지도 관건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이익 상향 흐름이 장비·소재·부품업체로 이어진다면 반도체 상승세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실적 개선이 대형 반도체주에만 집중될 경우 지수 상승 역시 일부 종목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

美 CPI·PPI 잇달아 발표…금리·유가 부담 완화될까

이번 주에는 미국 물가지표도 증시 방향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은 오는 14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주요국 국채금리 오름세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해 온 만큼 물가 둔화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물가 전망을 기준으로 미국의 9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39%로 예상된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8월(0.3%)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의 9월 CPI에서 물가 둔화세가 재확인되면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완화되고 국채금리도 하향 안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역시 변수다. 중동 원유 수출 회복과 주요 7개국(G7)의 비축유 방출 합의로 공급 차질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항·정유시설 공습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중동 정세 변화에 따라 유가와 시장금리가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도 본격화한다. 미래에셋증권은 S&P500 기업의 3분기 이익 전망치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오히려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뿐 아니라 에너지·소재 등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확산될 경우 고금리 부담 속에서도 실적을 중심으로 주가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26배로 역사적 저점권에 머물러 있다.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와 AI 밸류체인 대표주들에 대한 비중확대·유지 전략”을 제시하며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조선, 소매(유통), 보험, 자동차, 소프트웨어, 비철·목재 등과 성장주인 인터넷”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이번 주 코스피는 자사주 매입이라는 수급 버팀목이 약해지는 가운데 반도체 실적 개선과 외국인 매수세 회복이 이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물가 둔화와 국제유가 안정이 확인된다면 실적 개선에 따른 증시 반등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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