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최종 변론 절차까지 모두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마지막 결정만 남았다. 그야말로 ‘헌재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헌재 결정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요동치게 된다는 점에서 탄핵 인용이냐 기각이냐 여부에 국민들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대략 20일쯤 뒤로 여겨지는 최종 선고를 앞두고 헌재 재판관들의 어깨도 더 없이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의 민심이 두 쪽으로 크게 갈라져 있다는 점에서 걱정을 감출 수가 없다. 헌재 결정이 어떤 식으로 내려지든 다른 한 쪽은 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말마다 서울을 비롯해 주요 대도시에서 열리는 탄핵 찬성·반대 집회의 뜨거운 열기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더구나 그동안의 양상과 달리 대학생이나 청년들까지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는 모습에서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설득은 이미 물 건너간 게 아닌가 여겨질 정도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우려의 상당 부분은 헌재 스스로 촉발한 측면이 없지 않다. 탄핵 소추의 핵심 쟁점인 내란죄 부분을 삭제한 데서부터 일부 재판관의 이념 편향성 시비와 졸속 재판 등 여러 논란을 자초했다. 저명한 헌법학자 등 많은 전문가들이 심판 과정의 문제점이 허다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때문에 헌재의 최종 결정이 두루 승복을 받으려면 앞으로 남은 내부 평의 과정에서 철저한 법리를 바탕으로 토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더 나아가 정치적으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성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헌재 결정에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나 탄핵을 소추한 국회 측도 최종 선고까지 더 이상 정치적 선동으로 문제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 서로 자기 입장을 내세우며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자체가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쳐질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싫든 좋든 헌재 결정에는 서로 승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치유가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두 동강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는 나라의 미래도 기약하기 어렵다. 국가의 앞날을 위해서도 모두 겸허한 마음으로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헌재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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