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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위기 때도 안정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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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10.18 09: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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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성 교수의 블록체인 Pick]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스테이블코인은 이름처럼 위기 때도 안정적일까. 달러 등 법정통화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성을 바탕으로 결제와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디지털 지갑을 이용해 은행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국경을 넘어 코인을 전송할 수 있고, 기존 해외송금에서 중개은행을 거치는 절차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평상시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사실만으로 위기 상황의 안전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안정성은 불안이 커지고 상환 요구가 몰릴 때 약속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국제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각국의 금융 규제와 감독 정책을 조율하는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는 지난 10월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취약성과 감독·대응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발행과 유통, 준비자산 보관에 여러 국가의 기관이 관여하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만으로는 위험의 전체 모습을 파악하거나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자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국경을 넘어 이동하지만, 상환에 필요한 자산과 지급 절차는 각국의 법률과 감독 체계에 묶여 있다. 평상시에는 눈에 띄지 않던 이러한 차이가 위기 때는 이용자가 실제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따져보려면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누가 돈을 돌려줄 책임을 지는가. 상환에 사용할 자산은 어디에 있으며 법적으로 보호되는가.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상환을 요구하면 누구의 권리가 어떻게 보호되는가. 이 세 질문은 서로 연결돼 있다. 상환할 책임이 명확해도 사용할 자산에 접근할 수 없다면 지급은 지연되고, 자산이 충분해도 국가 간 이전이 막히면 특정 지역에서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먼저 누가 돌려주는가의 문제다. 국내 거래소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한 이용자는 필요하면 언제든 1코인을 1달러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거래소에서 코인을 매도하는 것과 발행자에게 상환을 요구하는 것은 다르다. 매도는 다른 매수자가 있어야 하고 실제 거래가격에 따라 대금을 받는다. 반면 상환은 약정이나 법률에 근거해 발행자에게 법정통화 지급을 요구하는 것이다. 거래가 활발할 때는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매수자가 사라지거나 가격이 떨어지면 그 차이는 분명해진다.

거래소가 이용자를 위해 보관 중인 스테이블코인을 반환할 책임과 발행자가 액면가로 상환할 책임은 구별해야 한다. 거래소가 매매를 중개했다는 이유만으로 해외 발행자의 지급불능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별도의 법적 의무나 약정이 없다면 이용자는 거래소에 액면가 지급을 요구하기 어렵고, 해외 발행자에게 직접 상환을 청구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할 수 있다. 코인을 쉽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돈도 쉽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각국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규정인 미카(MiCA)는 단일 공식통화에 연동되는 전자화폐토큰 보유자에게 발행자에 대한 청구권을 부여하고, 보유자의 요청에 따라 언제든 액면가로 상환하도록 규정한다.

일본은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 중 법령상 외국 전자결제수단에 해당하는 것을 취급·관리하는 국내 거래업자에게 이용자 보호 조치를 요구한다. 발행자의 채무 이행이 어려워지거나 코인의 가치가 현저히 하락한 경우에 대비해, 이용자를 위해 관리하는 코인을 약정된 상환금액과 같은 금액으로 매입할 것을 약속하고 필요한 자산을 보전하거나, 이에 준하는 보호 조치를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다. 해외 발행자의 상환 책임을 국내 유통 단계의 보호 의무로 보완하는 접근이다.

다음은 준비자산이 이용자 상환을 위해 법적으로 보호되는가의 문제다. 발행액만큼 준비자산이 존재하더라도 이용자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발행자가 파산하더라도 그 자산이 다른 채권자의 청구로부터 보호되고, 이용자에게 돈을 돌려주는 데 쓰일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준비자산이 모두 우량 국채와 은행예금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자. 자산 자체의 신용도가 높더라도 발행자의 일반 재산으로 취급된다면 파산 시 다른 채권자와의 권리관계가 문제가 된다. 반대로 보유자를 위한 유효한 신탁 등으로 법적으로 분리돼 있다면 보호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 준비자산의 규모를 공개하는 것에 더해 보관 명의와 수탁 구조, 도산 시 처리 방식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국경을 넘으면 회수 과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발행자는 A국에, 준비자산을 보관한 금융기관은 B국에, 이용자는 한국에 있을 수 있다. 이때 발행자의 도산절차와 준비자산에 대한 권리, 실제 지급 과정에 서로 다른 법률이 적용될 수 있다. 국내에서 상환받을 권리를 인정받더라도 실제로 돈을 돌려받으려면 자산이 있는 국가에서 별도의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할 수 있다. 이용자가 해외에서 직접 돈을 돌려받는 절차를 밟지 않도록, 이를 대신 처리할 기관을 미리 정해 둘 필요가 있다.

준비자산이 충분하더라도 상환 요구에 즉시 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채를 현금화하고 결제를 마치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은행이나 수탁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자금 이동이 막힐 수 있다. 준비자산 규제에는 어떤 자산을 얼마나 보유하는지뿐아니라 상환 요구가 몰렸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는지도 포함돼야 한다.

이에 따라 홍콩과 미국 등은 관할 당국의 감독이 미치는 범위 안에 상환 재원을 확보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홍콩은 인가 발행자의 적격 준비자산을 원칙적으로 홍콩 소재 은행에 보관하도록 하되, 감독당국이 인정하는 다른 수탁 방식도 허용한다.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도 일정 요건을 갖춰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해외 발행자에게 미국 고객의 유동성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준비자산을 원칙적으로 미국 금융기관에 보유하도록 규정했다.

여기서 세 번째 질문이 등장한다. 각국이 자국 이용자를 보호하려 할 때 다른 나라의 이용자는 불리해지지 않는가. 예를 들어 USDC는 미국과 프랑스의 법인이 같은 코인을 발행하고, EU 회원국 등을 포함한 유럽경제지역(EEA)과 그 밖의 지역 이용자의 보유량에 맞춰 준비자산을 나누어 관리한다. 코인은 국경을 넘어 거래되므로 특정 지역의 보유량이 늘어나면, 이에 맞춰 법인 간 준비자산의 배분도 조정해야 한다. 서클의 공식 백서는 EEA 내 보유량이 크게 늘고 상환 요구가 집중될 때, 미국 법인에서 프랑스 법인으로 준비자산을 제때 이전하지 못하면 상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전체 준비자산이 충분하더라도 상환을 담당하는 법인이 필요한 자산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한 나라가 자국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발행 법인으로 준비자산을 이전하는 것을 제한한다면, 다른 지역 이용자는 돈을 제때 돌려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준비자산의 총액뿐 아니라 상환을 담당하는 법인으로 자산을 제때 이전할 수 있는지, 위기 때 각 지역 이용자의 상환을 어떻게 보장할지도 살펴야 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EU 법인과 역외 법인이 동일한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하는 구조에서, EU와 EU 밖의 보유자의 상환 요구가 EU 법인에 집중되면 EU 당국의 감독 아래 있는 준비자산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은 이름이나 평상시의 가격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상환 요구가 몰려도 책임 주체가 분명하고, 준비자산에 접근할 수 있으며, 국경을 넘어 지급 절차가 작동해야 한다. 코인은 전 세계에서 하나의 돈처럼 유통되는데 위기 때 권리는 국가별로 갈라진다면 안정성에 대한 약속은 불완전하다. 스테이블코인이 위기 때도 안정적이려면 코인의 자유로운 이동에 걸맞은 이용자 보호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전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현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전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현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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