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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번복이 부른 ISA 촌극…결국 3년 타이머 다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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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 기자I 2026.09.27 09: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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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뒤집었던 ISA 개편안 다시 수정해 기존 제도 유지
4개 증권사, 3년 미만 해지자 4750명 중 741명 재가입
4009명은 재가입 안 해…세제 혜택 활용 공백 우려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을 내놨다가 한 달 만에 일부 내용을 되돌리는 사이, 3년 의무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기존 계좌를 해지한 가입자들의 계좌 이동이 나타났다. 일부는 ISA를 다시 만들어 가입기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상당수는 해지 후 새 계좌를 만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ISA는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한 순이익을 기준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일반형은 순이익 200만원까지, 서민형·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초과분에는 9.9%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일반적인 이자·배당소득에 적용되는 15.4%보다 낮은 세율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개 증권사가 집계한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8월 4일)부터 현행안 유지 결정일(9월 1일)까지 ISA 계좌 해지자는 총 1만 1460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소 가입 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한 해지자는 4750명으로 전체의 41.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741명은 재가입했지만 4009명은 재가입하지 않았다. 정부가 ISA 개편안을 발표하고 다시 수정한 시기와 이번 해지·재가입 기간이 겹친 만큼 정책 변화가 일부 가입자의 계좌 이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3년 미만 해지자 가운데 15.6% 수준인 741명은 이후 ISA에 재가입했다. 증권사별로는 A증권사에서 888명의 3년 미만 해지자 중 80명이 재가입했고, B증권사는 3021명 중 654명이 다시 가입했다. C증권사는 218명 중 7명이 재가입했으며, D증권사는 623명의 3년 미만 해지자 가운데 재가입자가 없었다. ISA는 원칙적으로 3년의 의무가입기간을 충족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가입기간을 채우기 전에 기존 계좌를 해지하고 다시 가입한 경우 새 계좌에서도 의무가입기간 충족 요건을 다시 맞춰야 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8월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ISA의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을 제한하고 계약기간을 5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는 한편 기존 ISA의 운용기간과 납입한도에도 변화를 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발 등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개편안을 재검토했고, 지난 9월 1일 최종안에서 기존 ISA의 계약기간 제한과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 관련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생산적 금융 ISA는 새로 신설한다. 다만 세법 개정 등 입법 절차가 남아 있다.

3년 미만 해지자 가운데 재가입하지 않은 4009명은 향후 ISA에 다시 가입할 경우에도 의무가입기간을 새로 충족해야 한다. 기존 계좌의 가입기간을 이어갈 수 없는 데다 새 계좌에서도 다시 3년을 채워야 하는 만큼, 세제 혜택 활용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재가입 자체가 이번 정책 변화만을 이유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SA는 만기 이후 다시 가입하면 비과세 한도를 새로 활용할 수 있어 원래도 재가입 수요가 있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정부의 ISA 개편 논의로 제도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증시 상승, 중개형 ISA 확대, 증권사 이벤트 등이 겹치면서 재가입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재가입자들은 새 계좌의 가입기간을 장기간으로 설정한 경우가 많았다. 가입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3개 증권사의 재가입자 710명 가운데 30년 이상으로 설정한 가입자가 470명으로 66.2%를 차지했다. 이어 10년 이상~20년 미만 122명, 20년 이상~30년 미만 92명, 10년 미만 26명 순이었다.

장기간 설정은 세제 혜택을 더 많이 받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만기 관리의 편의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ISA는 만기가 짧으면 연장할 때 가입요건을 다시 확인하거나 소득 증빙서류 등을 제출해야 하는 절차가 있다”며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장기간으로 설정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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