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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우주센터(고흥)=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나로호 발사가 성공한 후 한 달여 만에 찾은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 당시 긴박했던 순간과 달리 평온한 기운이 감돌았다.
발사통제동의 발사지휘센터(MDC) 벽면에 걸린 대형 태극기가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정면 대형스크린에는 여러 정보가 자동으로 흘렀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관계자들이 손에 땀을 쥐며 앉아 있던 자리엔 수많은 모니터와 함께 헤드셋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두 차례의 잇따른 실패와 연이은 지연으로 연구원들을 극도의 긴장감 속으로 내몰았던 곳, 하지만 단 한 번의 성공으로 짓눌렀던 무게감을 단번에 날려버렸던 그곳이다. 발사지휘센터에는 연구진들의 눈물과 애환, 환희가 스며 있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T) 기술이 녹아 있는 것은 물론이다. 발사대로부터 1.8km 떨어진 이곳에서 나로호 발사 준비부터 해상·공중의 안전통제 정보, 비행경로 추적장비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 분석하는 데 IT 기술이 뒷받침했다. 나로호 발사대와 통제동 사이 지하에 깔린 각종 케이블과 전선들을 통해 나로호의 상태 및 작동여부를 실시간으로 전달해야 하는데 고도의 통신 및 망 기술이 기여했다.
발사통제시스템은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기술도 없다. 발사체마다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로호에 최적화된 이 시스템은 개발중인 ‘한국형발사체’를 변형해서 사용해야 한다. 나로호 1단 로켓과 달리 해외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순수 국내기술로 구축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국내 IT기술에 대한 믿음이 함께 했다.
발사체 상태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자동제어하는 ‘자료처리시스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탑엔지니어링(065130)이 담당했다. 우주센터 내 통신망 및 주요IT인프라는 SK C&C(034730)가 구축했다. 나로호의 연이은 문제와 달리 발사통제시스템은 단 한 번의 오류가 없었다고 할 만큼 국내IT기술이 입증된 셈이다. 초기 단계지만 장차 기술이 축적되면 어떤 발사체에도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수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훌륭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항우연의 미진한 홍보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발사통제동을 찾은 기자들도 MDC 내부에 직접 들어가기보다는 관람석에서 멀찌감치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국가기밀이라는 점은 이해되지만 제2, 제3의 나로호가 나오기 위해선 국민의 끊임없는 관심도 중요하다. 어려운 기술이라도 국민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항우연의 몫인 것.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선 TV토론에서 2025년으로 예정된 달 탐사선 발사 시점을 2020년으로 당기겠다고 공약했다.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하지 못한 한국우주기술력으로선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국민의 진정 어린 관심과 열정이 뒷받침 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우주과학관만 지어 놓고 홍보하기보다는 연구원들의 스며든 열정과 혼을 국민이 피부 속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항우연이 신경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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