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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는 하루 수업이 4시간이어서 대다수의 아이들은 점심시간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올해부터 교육부가 만 3~5세 누리과정 수업을 5시간으로 동일하게 운영하도록 하면서 수업은 오후 2시까지 진행된다. 학기 초에는 아이들이 연장된 수업시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엄마를 찾아 우는 통에 난처한 적도 적지 않았다.
교육부가 일선 유치원들의 반발에도 누리과정 수업 연장을 강행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들은 과다 업무로 인한 수업의 질저하를 우려하고 있고, 아이들은 수업 중 졸거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업시간이 늘면서 덩달아 교사들의 근무시간도 길어졌다. 김씨의 경우 오전 8시10분에 출근을 한다. 수업은 9시부터지만 수업 준비를 하려면 이 시간도 빠듯하다. 전날 수업 준비를 끝내면 좋지만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오후 7시인 퇴근 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유치원 수업에는 종이를 오리고 붙여 직접 만드는 실물 자료가 필요한데 준비할 시간이 없어 집에 일거리를 싸들고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김씨는 “이제 만 4살 된 아이들이 졸면서 수업을 듣고 3살짜리가 ‘피곤하다.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할 때 정말 힘들다”며 “그나마 우리는 운영위원회 결정으로 4시간30분 수업을 하는데 5시간 수업을 하는 곳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B유치원은 오전 9시부터 5시간 수업을 한다. 이 유치원에서 근무하는 박윤지(가명) 교사 또한 오후면 졸기 시작하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다.
그는 “아이들이 유치원에 오래 있다보면 스트레스를 받아 폭력적으로 변하곤 한다”며 “종일반의 경우 오후에 아이들간 다툼이 많이 일어난다. 수업시간이 늘면서 일반 과정반 아이들 중에서도 이런 모습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서울 C유치원 박모 교사는 “학기 초라서 야근을 하거나 집에서 수업 준비를 해 꾸려가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수업의 질이 떨어져 아이들이 피해를 보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수업시간을 늘리면서 일선 유치원의 과중한 업무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지원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교육부는 “유치원 지원 예산을 113억원 늘렸다”고 강조하지만 올해 예산 편성 때 감축했던 부분을 환원한 것이어서 일선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서울시교육청 담당자는 “교무행정지원사 배치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실행에 들어간 것은 없다”며 “빨라야 2학기 때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누리과정: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졌던 3~5세 아동의 교육·보육 과정을 정부가 표준교육과정으로 통합해 만든 공통교육과정이다. 정부는 2012년 만 5세를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만 3세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