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세 명의 노병을 한 명씩 호명하자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70여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용사들이 이날 기공식의 특별한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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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도 행사 시작에 앞서 세 노병을 직접 찾았다. 한 명씩 손을 맞잡고 눈을 맞추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국이 가장 필요로 했던 순간 이들이 부름에 응했다며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이 한국을 지키고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특별한 동맹의 토대를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과 모든 전우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국 지킨 미군, 이제 한국기업서 ‘제2의 인생’
이날 기공식에서는 70여년 전 한국을 지킨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미동맹을 ‘일자리’로 연결하는 장면도 펼쳐졌다. 한국에서 근무한 뒤 전역하는 주한미군 장병과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연결하는 ‘주한미군 전역 장병 채용 플랫폼’이 별도 세션을 통해 소개됐다.
이 플랫폼은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동맹재단 간 업무협약을 계기로 준비돼 올해 3월 공식 출범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다양한 업종의 29개 기업이 참여해 500여개의 채용공고를 게시하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현지에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주한미군 출신에게는 군 복무 과정에서 쌓은 한국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활용할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구조다.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면서 현지 인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미동맹의 인적 자산을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시도다.
첫 취업 성공 사례도 나왔다. 27년간 미군으로 복무한 진 리처즈(Gene Richards)는 18세 때 첫 해외 근무지로 한국 평택에 배치됐다. 이후 한국에서 여러 차례 근무한 그는 현재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SK에코플랜트 지사에서 대외협력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영상을 통해 소개된 리처즈는 한국 기업에서 일하게 된 것을 두고 자신의 삶에서 “새로운 장을 시작할 새로운 기회”라고 표현했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인디애나 팹 건설을 계기로 주한미군 전역 장병 채용 협력에 나선다. 40억달러(약 5조53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인디애나 팹에는 생산·엔지니어링·연구개발(R&D) 인력 약 1000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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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주한미군 전역자들의 경험 자체가 한국 기업에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33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한국에서 복무했다며 이들이 리더십과 기술 전문성, 적응력은 물론 한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남다른 이해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한미군 전역 장병 채용 플랫폼을 통해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이들과 연결될 수 있다며 “과거 한국을 지키는 데 기여했던 이들이 이제 미국에서 동맹의 다음 장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미국의 노동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와 한국 기업의 관계를 깊게 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의 인적 유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그룹과 한국전 참전용사의 인연도 이어져 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1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해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이었다. 이듬해 정전협정일에 열린 추모의 벽 준공식에도 참석해 참전용사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SK 측은 이번 기공식 역시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넘어 한미동맹의 의미를 산업과 고용으로 확장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70여년 전 미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으로 건너와 전쟁을 치렀고, 이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한국에서 복무한 미군 전역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함께 우리는 복무를 기리고, 기회를 만들며, 다음 세대를 위한 동맹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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