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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IPO 앞두고 '최대10배' 레버리지 무기한선물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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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11.01 09: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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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리퀴드서 앤트로픽 주가연동 무기한선물 24시간 거래 중
최대 10배 레버리지 허용, 상장 전 가격 발견 기능 작동에 주목
IPO 지연·유동성 부족·강제청산 위험…실제 주식 소유권 없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인공지능(AI) 기업인 앤트로픽(Anthropic)의 기업공개(IPO)가 아직 몇 주일 정도 남았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레버리지를 활용해 앤트로픽의 기업가치와 향후 주가에 베팅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가운데)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운데) 앤트로픽 CEO
3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탈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인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는 이미 앤트로픽의 주가에 연동되는 두 종류의 파생상품이 출시돼 거래되고 있다. 엔트로피(Entropy)가 출시한 ‘ANTH’와 트레이드XYZ(trade.xyz)의 ‘ANT’가 그 주인공이다. 하이퍼리퀴드는 거래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정산되는 탈중앙화 거래소다.

앤트로픽은 이들 파생상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앤트로픽은 자사 고객지원 페이지에서 선도계약(Forward Contracts)이나 토큰화 증권, 기타 수단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앤트로픽 주식을 판매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사실상 가치가 없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엔트로피와 트레이드XYZ가 제공하는 상품은 실제 주식을 인도하거나 주식 자체를 대표하는 상품은 아니다. 두 상품 모두 만기일이 없는 선물계약인 무기한 스와프(Perpetual Swap)다. 앤트로픽은 자사의 경고가 이러한 무기한 선물계약에도 적용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탈중앙화금융(DeFi) 연구원 페트로 드미트릴레프는 X에서 상장 전 무기한 선물시장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하이퍼리퀴드에서 24시간 거래되는 다른 모든 전통 금융자산 시장은 이미 다른 곳에 존재하는 가격을 반영한다”며 “하지만 IPO 이전 시장은 아직 어디에서도 거래된 적 없는 가격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트레이드XYZ가 지금까지 출시한 상품 가운데 상장 전 거래시장이 가장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상장 전 무기한 선물상품이 실제 주식이나 주식 배정권, 의결권, 발행사에 대한 청구권을 제공하지 않으며 오직 가격 변동에 대한 투자 노출만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앤트로픽 주식이 실제 증시에서 거래되기 전까지 이들 파생상품과 앤트로픽을 연결하는 유일한 요소는 투자자들의 기대다. 아직 공개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없기 때문에 거래 운영자가 최초 가격을 설정한다. 각 상장 전 거래시장은 운영자가 선택한 가격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하이퍼리퀴드에 상장된 ANT의 거래량과 가격 추이
하이퍼리퀴드에 상장된 ANT의 거래량과 가격 추이
무기한 선물계약은 펀딩비(Funding Rate)를 활용해 계약가격이 기준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펀딩비는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롱(Long) 포지션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Short) 포지션 사이에서 주기적으로 지급되는 소액의 금액이다.

엔트로피의 ANTH는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ANTH 가격 1달러는 앤트로픽 기업가치 10억달러에 해당한다. 따라서 ANTH 가격이 약 1880달러라면 시장이 평가하는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약 1조9000억달러라는 의미다.

반면 트레이드XYZ의 ANT는 앤트로픽 클래스A 보통주 1주를 기준으로 설계됐다. ANT 가격은 호가창에 제출돼 있는 주문을 바탕으로 산출한 30분 이동평균 가격을 따른다. 트레이드XYZ는 ‘가격 발견 범위(Discovery Bounds)’라는 장치를 활용해 계약가격이 기준점 주변의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도록 제한한다.

이 기준점은 정해진 횟수만큼만 재설정할 수 있다. 또한 상장 전 거래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펀딩비율을 표준 수준의 1%로 낮춰 적용한다.

ANT는 출시 초기부터 큰 가격 변동을 보였다. 하이퍼리퀴드 데이터에 따르면 ANT는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께 약 138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오전 11시50분께에는 약 110달러까지 하락했다. 당시 누적 거래량은 870만달러, 미결제약정 규모는 220만달러였다.

ANT는 최대 10배의 레버리지 거래를 허용한다. 이는 투자자가 최대 레버리지를 사용했을 경우 가격이 자신의 포지션과 반대 방향으로 10% 움직이면 담보자산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ANT 거래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로 현금 정산된다.

앤트로픽 무기한 선물은 토큰화 주식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이들 상품은 실제 앤트로픽 주식이나 해당 주식을 보유한 펀드를 담보로 하지 않는다. 각 포지션을 뒷받침하는 자금은 거래자가 제공한 담보자산이다. 따라서 한쪽 투자자의 수익은 반대편에서 손실을 입은 투자자의 자금으로 지급된다.

하이퍼리퀴드는 거래를 처리하는 기반 인프라를 제공한다. 거래는 비수탁형(Non-custodial) 방식으로 이뤄지며, 이용자들은 자신의 지갑에서 담보를 제공한다. 거래 체결과 청산, 정산은 사전에 예치된 담보자산을 기반으로 처리된다. 그 위에서 개별 시장 운영자가 거래 규칙을 설정한다.

트레이드XYZ는 가격 산정에 활용할 데이터 출처를 선택하고, 레버리지 한도와 미결제약정 상한을 결정한다. 또한 필요할 경우 거래를 중단할 수 있으며, 이때 포지션은 평가가격(Mark Price)을 기준으로 정산된다.

트레이드XYZ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실제 증시에 상장하면 ANT는 기초주식의 시장가격을 추종하는 일반적인 무기한 선물계약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전환은 통상 주식 거래가 시작된 이후 첫 정규 거래시간에 이뤄진다. 트레이드XYZ는 앤트로픽의 예상 상장일을 11월 20일로 설정했다.

다만 이는 트레이드XYZ 자체 추정치로, 앤트로픽이 공식 확인한 일정은 아니다. IPO가 지연될 경우 해당 계약에는 60일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유예기간은 2027년 1월 19일까지다. 앤트로픽이 이 기간 안에 상장하면 ANT는 일반적인 주식 연동 무기한 선물계약으로 전환될 수 있다.

반면 유예기간이 끝날 때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ANT는 출시 이후 거래된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현금 정산된다.

다만 트레이드XYZ는 단순 평균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다른 정산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점은 앤트로픽의 실제 IPO 공모가격이 이러한 파생상품 시장과는 독립적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공모가격은 앤트로픽과 상장 주관은행들이 별도로 결정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의 IPO 기업가치를 1조5000억~1조750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스비즈니스는 공모가격 결정 일정이 11월 19~20일로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 전 파생상품 가격은 이러한 기업가치 전망을 판단하는 또 하나의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진행한 마지막 비상장 투자 유치에서 투자금 납입 후 기업가치(Post-money Valuation)를 965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트레이드XYZ는 과거 출시한 상장 전 무기한 선물상품들이 실제 주식시장 가격을 비교적 정확하게 추종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한에서 거래가 완료된 5개 상장 전 시장의 최종 가격이 해당 주식의 실제 개장가와 약 0.4~7%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SpaceX)의 경우 주식 거래 개시 전날 해당 파생상품 가격은 172.84달러였다. 실제 IPO 공모가격은 135달러였으며, 주식시장 개장가는 150달러였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트레이드XYZ와 해당 서한에 공동 서명한 옹호단체가 제공한 것으로, 독립적인 검증을 거치지는 않았다.

반면 상장 전 무기한 선물거래의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낮은 유동성이다. 거래 유동성이 부족하면 원하는 가격에 포지션을 매매하기 어려워지고, 가격 변동성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하이퍼리퀴드에서 거래되던 스페이스X 관련 계약은 30분 동안 약 45%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 405명의 포지션이 강제청산됐다. 당시 미결제약정 규모는 290만달러 미만이었다.

해당 상품은 이번 앤트로픽 계약과는 다른 상품이지만, 기본적인 거래 구조는 유사했다. 레버리지 거래는 이러한 가격 변동의 영향을 더욱 증폭시킨다.

여기에 시장 운영자가 최초 가격과 가격 산정 규칙을 정하고 거래 중단 권한까지 갖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5월 미국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첫 무기한 선물상품을 승인했다. 다만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무기한 선물에 대해서는 SEC와 공동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자들은 하이퍼리퀴드에서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것이 제한돼 있다. 트레이드XYZ는 자사의 어떤 거래시장도 미국인에게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역 차단(Geoblocking)과 지갑 심사(Wallet Screening) 등의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리퀴드 이용약관 역시 미국과 캐나다 온타리오주, 제재 대상 지역의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플랫폼 자체적으로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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