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질문 순서가 달라졌다. “지금 들어와 있는 회사가 계약을 연장할까요?”, “한 층이 비면 새 임차인을 구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공실이 길어지면 대출 만기 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인상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다시 한 번 달라졌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다. 연속 인상이 현실화된 만큼, 임대인은 금리가 곧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보다 높아진 금융비용을 전제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건물의 매매가격이나 외관이 아니라, 현재 임차인이 누구이고 계약이 얼마나 남았으며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지다.
임대료보다 임차인이 먼저 보이기 시작했다
상업용 부동산은 임대료가 꾸준히 들어와야 유지되는 자산이다. 임대인은 임대수익으로 대출 이자와 관리비, 운영비를 부담하고, 남은 수익은 곧 자산가치로 이어진다.
금리가 낮을 때는 일정 기간 공실이 나도 감당할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금융비용이 커진 지금은 한두 개 층의 공실만으로도 임대인의 부담이 빠르게 커진다.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최근 발간한 ‘알스퀘어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분당 오피스의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4.03%, 수수료를 포함한 총조달비용은 4.43%였다.
물류센터는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 4.74%, 총조달비용 4.93%까지 높아졌다. 시장금리 상승분이 대출 조건에 아직 다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신규 대출이나 차환을 앞둔 임대인의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임대료가 대출금리처럼 즉시 오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임대차계약은 수년간 이어지고,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인상은 오히려 임차인의 이전을 자극한다. 임차인이 빠져나가면 새 기업을 유치하는 동안 임대료 수입이 끊기고, 렌트프리와 인테리어 지원, 중개수수료 같은 추가 비용까지 더해진다. 그래서 금리 상승기에는 높은 명목 임대료보다 실제로 남는 수익이 중요하다. 임대료를 고집하며 공간을 오래 비워두는 것보다, 시장에 맞는 조건으로 신용도 높은 임차인을 빠르게 확보하는 편이 건물 전체 수익에는 유리할 수 있다.
기존 임차인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우량 임차인의 계약 종료는 한 개 층의 공실만을 뜻하지 않는다. 건물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대표 임차인이 빠져나가면 신규 임차인의 판단과 금융기관의 평가에도 영향을 준다. 계약 만기가 임박한 뒤에야 재계약 여부를 확인해서는 대응이 늦다. 임차인의 사업 변화와 인력 규모, 공간 활용 계획을 미리 살피고 이전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빈 곳이 아닌 임대인의 수익을 관리하는 LM
이런 흐름 속에서 임대차 관리(LM·Leasing Management)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LM은 흔히 공실이 생겼을 때 새 임차인을 찾아주는 업무로 인식되지만 공간을 채우는 일은 기본적인 역할일 뿐이다. 지금 같은 시장에서 LM은 훨씬 넓은 범위를 다뤄야 한다. 어떤 기업을 유치할지, 임대료와 계약기간을 어떻게 설계할지, 계약 만기가 특정 시점에 몰리지 않도록 어떻게 조정할 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건물의 입지와 시설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권역 기업들의 이전 수요와 업종 변화, 성장 가능성을 읽어야 한다. 명심할 점은 유명 기업이라고 반드시 좋은 임차인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건물 규모와 맞지 않거나 단기적 필요로 입주한 기업은 계약 종료 후 빠르게 이전할 수 있다. 반대로 잘 알려지지 않았어도 사업이 안정적이고 해당 지역에 오래 머물 가능성이 큰 기업이 임대인에게는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결국 LM의 전문성은 많은 기업을 소개하는 데 있지 않다. 건물과 오래 함께할 임차인을 가려내는 데 있다.
임차인 구성 역시 자산의 안전성을 좌우한다. 특정 업종이나 소수 기업에 임대수익이 집중되면 그 산업의 부진이나 한 기업의 이전이 건물 전체의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 업종과 사용 면적, 계약기간을 적절히 분산해야 임대수익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건물 전체를 한 임차인이 사용하면 좋아 보이지만 계약 만료 시 건물 전체가 한꺼번에 공실이 될 위험도 있다. 그래서 우량한 멀티 임차인 구성을 통해 임차인별로 계약기간을 달리하고 만료 시점을 분산하거나 연장계약 전략을 활용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유지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 임차인의 불편을 파악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기업이 이전을 검토하는 이유는 임대료만이 아니다. 조직 규모 변화, 시설과 관리 수준에 대한 불만, 출퇴근 환경과 주변 인프라 등이 함께 작용한다. 계약 종료 직전에야 이를 알면 선택지가 많지 않다. 평소 임차인의 요구를 파악하고 면적 조정, 계약기간 변경, 공간 개선 같은 대안을 미리 제시해야 한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이다. 금융기관과 투자자는 건물의 외관보다 그 안을 채운 기업을 더 자세히 살필 것이다. 임대율과 임차인의 신용도, 계약 잔여기간, 향후 공실 가능성이 자산가치와 대출 조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 비슷한 규모의 건물이라도 누가 입주해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그런 만큼 LM의 성과 역시 계약 건수나 채운 면적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공실 기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우량 임차인의 재계약을 얼마나 이끌어냈는지, 계약 만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분산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과거에는 좋은 입지에 건물을 지으면 좋은 임차인이 자연스럽게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좋은 임차인을 유치하고 오래 머물게 하는 건물이 좋은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수많은 건물 중에 어떤 회사가 입주해 있는지에 따라 빌딩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쉬운 비교로 상가건물은 스타벅스나 올리브영, 다이소 같은 임차인이 있으면 안정적이고 좋은 빌딩으로 인식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리 인상으로 건물 보유 부담이 커진 지금, 임대인의 경쟁력은 임대료를 얼마나 높게 받느냐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얼마나 오래 이어가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LM은 공간을 채우는 일이 아니다. 임대인이 보유한 자산의 수익을 지키고 그 가치를 다음 계약까지 이어주는 일이다.
|




![“1364억 탈세제보했는데 포상금 1억도 안줘?” 소송전의 결말[세금GO]](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9/PS26090600037t.jpg)
![10년의 내공, 더 커진 무대… 공연은 역시 임영웅[리뷰]](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9/PS26090500876t.jpg)
!['성시경 믿고 샀는데, 과연?' 4700원 비빔밥…김밥천국 놀랄 기세[먹어보고서]](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9/PS26090600069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