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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2001년 9월께부터 A씨 소유 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2018년 1월에는 임대차보증금 1억원, 월 차임 600만원으로 임대차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계약은 2019년 말 기간이 만료된 뒤 묵시적으로 갱신돼 왔다.
그러다 A씨는 2023년 4월께 월 차임을 24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자 A씨는 같은 해 9월 계약 갱신을 거절했고 임대차계약은 그해 12월 31일 종료됐다.
B씨는 계약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임차인을 구했다. 신규 임차인과 2023년 10월 권리금 22억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고 A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A씨는 신규 임차인과 임대차 조건을 협의하면서 보증금 5억원과 월 차임 2000만원을 제시했다. 기존 월 차임 600만원의 약 3.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환산보증금을 기준으로 하면 기존 임대차 조건의 약 357% 수준이었다.
결국 신규 임차인이 차임 등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서 22억원의 권리금 계약도 해제됐다.
이에 A씨는 임대차계약 종료를 이유로 B씨에게 상가를 넘겨달라는 소송을 냈다. B씨는 A씨가 신규 임차인에게 고액의 보증금과 차임을 요구해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방해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에게 주변 상가의 차임·보증금 등에 비춰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해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임차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임대인이 배상책임을 진다.
1심은 임대차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됐다며 A씨의 건물 인도 청구를 받아들이면서도 B씨가 상가에 지출한 필요비 4400만원은 A씨가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했다는 B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B씨가 계약 체결 당시 필요비상환청구권을 포기했다고 판단해 이 부분마저 기각했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대해서도 A씨가 제시한 보증금과 차임이 ‘현저히 고액’이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요구한 차임과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 판단할 때 주변 상가의 임대료뿐 아니라 기존 임차인과의 임대조건과 신규 임차인에게 요구한 조건의 차이, 해당 상가의 시세와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현저히 고액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면 감정 등을 통해 적정 차임과 보증금을 확인한 뒤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A씨가 신규 임차인에게 요구한 월 차임이 기존 차임의 약 333%, 환산보증금을 기준으로는 약 357%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그 요구액이 기존의 차임 및 보증금에 비해 현저히 고액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며 “원심이 적정 차임과 보증금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B씨의 손해배상 청구를 곧바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적정 차임과 보증금 등을 추가로 심리한 뒤 상가임대차법상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지 판단했어야 한다”며 원심의 권리금 회수방해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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