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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소득 수준이 높음에도 타인에 대한 신뢰와 관용을 의미하는 자기표현 가치보다 물질과 안전을 우선하는 생존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가치관조사(WVS) 자료(2017~2020년) 분석 결과, 한국인의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 격차는 조사 대상 16개국 중 그리스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자기 부족(tribe)만 챙기고 타 부족을 배타시하는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자발적 시민단체 참여율, 봉사활동, 사회적 유대감, 기부, 이질성 포용성 등 시민의식을 구성하는 지표가 모두 평균에 미달했다.
대학진학률이 74%에 달하는 등 최고 수준의 고등교육을 받고 분실물 회수율이 높음에도 사회적 신뢰 평가가 낮은 이유에 대해, 박 교수는 폐쇄회로(CC)TV 등 높은 검거율과 처벌, 체면 손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타인을 신뢰해서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촘촘한 감시망 때문에 지킬 뿐이며, 타인은 경쟁 상대로 여겨 불신한다는 것이다.
공적 관계와 사적 관계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도 지적됐다. 사적 관계에서는 경조사비를 챙기며 상호주의를 기대하지만, 공적인 관계에서는 기부나 세금 납부에 인색하다는 점이다. 공적 기관과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 공동체를 위해 이익을 내놓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금 모으기 운동이나 재난 상황에서는 정서적 응집력을 발휘하지만, 다른 가치관이나 이해관계를 포용하는 이성적 응집력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민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시민교육 강화, 법치주의 확립, 정부 투명성 제고,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시민의식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낮은 시민의식이 불신을 키워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을 저해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중도덕을 공권력에 의한 강제가 아닌 시민 간 자율적 약속으로 여기는 교육이 필요하며, 공적 기관의 투명성을 높여 국가와 개인 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 교수는 지방분권에 대해선 “의사결정 단위를 축소해 구성원의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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