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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데일리가 영국 경쟁법 전문매체 글로벌컴피티션리뷰(GCR)가 최근 공개한 ‘2026년 경쟁당국 법 집행 평가’를 분석한 결과, 공정위는 5점 만점에 4.5점을 받아 ‘매우우수(Very Good)’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평가는 2025년 법 집행 실적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GCR은 세계 주요 경쟁당국을 대상으로 담합·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 처리 실적과 기업결합 심사 성과, 인력·예산 현황 등을 조사한다. 여기에 각국의 경쟁법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법 집행의 효과 등을 평가하고, 정량·정성 분석 결과를 종합해 5점 만점의 등급을 부여한다.
이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엘리트(Elite)’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과 독일 연방카르텔청이 선정됐다. 두 기관 모두 5점을 받았다. 공정위는 프랑스 경쟁당국,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 브라질 경제방위행정위원회와 함께 4.5점을 기록했다. 평가 대상 28개 경쟁당국 가운데 4.5점 이상을 받은 기관은 6곳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3.5점,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가 3점을 받았다. 한국은 이번 평가에 포함된 아시아 경쟁당국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은 이번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의 양대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반독점국(DOJ), 일본 공정취인위원회(JFTC) 모두 평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법 집행 역량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과거 평가에서는 한국이 미국과 일본을 웃돌거나 대등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6년과 2017년 공정위는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5점을 받아 미국 FTC·DOJ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EU와 일본은 4.5점으로 한국보다 한 단계 낮았다.
그러나 2018년 공정위의 평가 점수는 4.5점으로 하락했다. 미국 FTC가 최고 등급을 유지한 반면 한국은 미국 DOJ, EU, 일본과 같은 점수를 받았다. 당시 GCR은 공정위의 재벌개혁과 담합 제재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외국 기업에 대한 법 집행의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정위 전직 간부들의 재취업 비리 의혹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분야의 제재 실적 부진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후 공정위는 2022년과 2023년에도 4.5점의 ‘매우우수’ 등급을 유지했다. 특히 2023년에는 브로드컴과 네이버쇼핑 등 디지털 시장에서의 법 집행과 경제분석 역량, 조사절차 개선 노력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올해도 4.5점을 기록하며 세계 주요 경쟁당국 가운데 상위권 평가를 이어갔다.
GCR이 이번 평가에서 주목한 성과는 담합 분야의 활발한 법 집행이다. 지난해 공정위의 담합 사건 처리 건수는 174건으로 전년(83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과징금이 부과된 사건도 52건에서 147건으로 급증했다.
조사 속도 역시 개선됐다. 지난해 종결된 담합 사건의 평균 조사 기간은 131일로 전년(184일)보다 53일 단축됐다. GCR은 적어도 2006년 이후 가장 짧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 시장에서의 법 집행도 주요 성과로 꼽혔다. 공정위는 구글의 유튜브 동영상·음악 서비스 결합 판매 사건에서 동의의결을 통해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와 구독료 동결 등의 시정방안을 확정했다. 브로드컴 사건도 동의의결로 처리했다. 기업결합 분야에서는 시놉시스·앤시스,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 티빙·웨이브 결합 등에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반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분야에서는 정식 제재 실적이 없었다. 지난해 신규 조사 착수 건수는 8건으로 전년보다 2건 늘었지만 제재 결정과 과징금 부과 건수는 모두 0건이었다.
이번 평가가 주목받는 것은 최근 공정위의 법 집행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자국 기업 차별 주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원에서는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주 위원장은 지난 9월 ‘국제 반독점 콘퍼런스’ 참석차 방미 이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국 정치권의 차별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 하원에서 주로 이런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미국 경쟁당국과 전문가들은 한국 공정위의 법 집행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쟁당국이라든지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우리 경쟁당국의 역량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GCR의 국제평가를 보면 우리 경쟁당국은 계속 ‘최고’ 아니면 ‘우수’”라며 “지난 수십 년간의 법 집행이 공정하고 세계적인 경쟁 질서를 선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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