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노사 모두 관련 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가 플랫폼 노동자를 사업주에 종속된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법을 만드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보호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플랫폼업계는 업계 특성에 대한 고려없이 일반 임금근로자와 동일하게 법을 적용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플랫폼업계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보호 정책이 오히려 경영 부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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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플랫폼종사자 보호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플랫폼 종사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노동법상 근로자인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는 노동법을 통한 보호가 우선임을 명확히 하고, 노동법상 근로자가 아닌 플랫폼 종사자도 표준계약서 작성 등 기본적인 노무제공여건이 보호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노사단체, 전문가 등과 충분히 협의해 플랫폼 기업이 지켜야 할 사항 등 플랫폼 노동자 보호 내용이 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기반으로 일하는 배달 기사, 대리운전 기사, 가사도우미 등을 말한다. IT를 기반으로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중간지대 프리랜서로 이른바 ‘디지털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 불린다.
정부가 추산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는 넓게 보면 179만명이다. 플랫폼을 매개로 일하는 좁은 의미의 플랫폼 노동자는 약 22만명이다. 플랫폼 노동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취약한 일자리가 플랫폼 일자리로 전환됨에 따라 보호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플랫폼 노동자는 대부분 프리랜서처럼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하기 때문에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플랫폼 노동자는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 등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고용보험·산재보험 가입도 어렵다. 정부는 플랫폼 노동자가 같은 직종이더라도 근무 방식이 각자 달라 근로자 인정 여부는 개별로 따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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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자 보호법은 플랫폼 기업과 플랫폼 종사자의 소속 업체 등이 지켜야 할 사항을 담는다. 플랫폼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익 보호, 공정한 계약관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입법안은 노사단체, 전문가 등과 충분한 협의 후에 추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보급하기로 했다.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 지원과 연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플랫폼 노동자의 노무제공 여건 보호를 위한 규율과 공정한 계약 관행이 정착하도록 한다.
또 배달업 인증제를 도입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등록제 도입 방안도 검토한다. 지금까지는 누구나 제한없이 배달대행업체를 설립할 수 있어 배달기사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을 제정해 등록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산재보험의 전속성(한 사업에 속해있는 정도) 기준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국민 산재보험, 고용보험 적용 등을 통해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안전망 확충할 예정이다. 산재보험에서도 고용형태에 따라 적용 여부나 보험료 부담 주체, 수급 요건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위 확인 청구제도를 신설하고자 한다. 피보험자격 판단이 어려울 경우 지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청구 절차 마련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플렛폼 기업이 플랫폼 이용 수수료의 일정액을 공제 부금으로 납부하고, 플랫폼 노동자가 퇴직하면 퇴직공제금을 지급하는 형태의 ‘플랫폼공제회’ 설립도 지원한다.
노사 모두 반발…“노동자성 부정” vs “업계 특성 고려 안 해”
문제는 플랫폼노동자의 법적 지위를 놓고 여전히 노사간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계에서는 플랫폼노동자들을 노동자가 아니라는 전제 아래 별도 입법을 추진한다는데 반발하고 있다. 플랫폼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입법이라는 비판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정부가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플랫폼 노동자 보호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미 노동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플랫폼 기업의 변칙적 고용을 인정하고 확산하는 추세를 통제하지 않겠다는 기조”라고 비난했다.
양대 노총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자리위원회 참여 중단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플랫폼 업계에서는 업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근로자와 똑같은 방식을 플랫폼 업계에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다. 결국에는 플랫폼노동자 보호법이 소비자 가격의 부담 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IT업계에서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에까지 무리한 의무를 요구할 경우 이제 막 싹트는 플렛폼 사업을 고사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플랫폼 노동 현실이 매우 열악해 보호가 필요하다”면서도 “비용을 전부 플랫폼 업체에 부담을 넘기기보다는 기업·플랫폼노동자·정부가 분담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이직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노사관계 역시 일반 임금근로자와 판이하게 다른 플랫폼 업계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방안”이라며 “이 경우 결국 배달료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고 소비자 가격 부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