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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꼬리표 떼려 밸류업 공시…PBR 3배·ROE 12% 달성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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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 기자I 2026.10.25 10: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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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제약 PBR 3배·HL D&I ROE 12% 목표 제시
저PBR 공표 특례 앞두고 이틀간 53곳 밸류업 공시
실적 개선·주주환원 뒷받침돼야…목표 미달 땐 신뢰 타격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저평가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을 잇달아 내놨지만, 목표 달성 가능성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현재보다 몇 배 높이거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등장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들 기업의 목표 제시보다는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가 핵심이란 평가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 공표 제외 특례를 받을 수 있는 밸류업 공시 마감일인 지난 22일 46곳, 하루 전인 21일 7곳 등 이틀간 총 53곳이 관련 계획을 공시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기업이 29곳, 코스닥 기업이 24곳이다. 이데일리가 지난달 집계한 저PBR 기업 가운데서는 34곳이 이번에 밸류업 공시에 나섰다.

저PBR 기업 공표제도는 시장과 업종별 PBR을 비교해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PBR 개선 방안을 담아 공시하면 1년간 공표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최근 6년간 저PBR 기준에 계속 해당한 기업은 공시하더라도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

최근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기업 가운데는 현재 재무 수준과 비교해 과감한 목표를 제시한 곳들도 눈에 띈다. 신일제약(012790)은 올해 상반기 PBR이 0.39배인 상황에서 2029년 3배를 목표로 내걸었다. 단순 비교하면 현재의 약 7.7배 수준으로 높여야 하는 셈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도 올해 상반기 PBR 0.32배, ROE 1.61%에서 2029년 PBR 1배 이상, ROE 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 관련 매출 감소와 미국 매출 확대 지연, 공장 가동률 저하 등 사업상 과제를 안고 있어 수익성 회복을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수익성 개선 목표도 도전적이다. HL D&I(014790)는 2025년 ROE 2.90%에서 2029년 12%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상상인(038540)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 연결 기준 순손실도 1231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6년 흑자 전환과 2028년 ROE 10%를 목표로 제시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로, 시장이 기업의 순자산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보여준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수익성 지표다. 두 지표를 개선하려면 단순히 목표 수치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익 성장과 자본 효율성 개선 등 실질적인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ROE를 개선하려면 본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적자 사업 정리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며 “PBR을 높이려면 지속적인 이익 성장과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목표 달성 경로를 구체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표 수치만 제시하고 실행계획과 달성 경로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밸류업 공시는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목표를 내세우면 오히려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연도별 실행계획과 핵심 성과지표, 투자·배당·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개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는 원인과 개선 방안을 설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밸류업 공시가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목표를 제시하는 데서 나아가 실제 이행 과정을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도 공시 자체보다 이후 이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목표를 화려하게 제시하고 달성하지 못하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원은 실제 분석 과정에서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을 산정할 때 밸류업 계획의 이행 여부를 평가 요소 중 하나로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계획의 실현 여부가 기업가치와 주가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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