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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뒤 농사는 누가 짓나…농지·인력·기술 ‘새 설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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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11.08 11: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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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농경연, ‘농업·농촌 2045 전략’ 전문가 세미나
농지·인력 실태 파악…기술혁신 뒷받침할 제도 정비 주문
신산업 이익 공유·농촌 생활서비스·환경 성과 보상도 과제
2030년 전환 기반·2035년 기술 확산…연말 중장기 전략 마련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2045년 농업·농촌의 미래를 준비하려면 인공지능(AI)·로봇 도입과 함께 농지·인력·경영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기술혁신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정확한 실태 파악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미래식품·바이오로 농산업을 넓히고 농촌 생활서비스를 확충하며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제시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6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45 전략, 농업·농촌의 미래를 그리다’ 전문가 세미나에서 “농지와 사람, 기술과 자본을 어떻게 새롭게 연결할 것인지, 농업의 역할과 영역을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지, 농촌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농지 전수조사와 농업인력 수요의 정밀한 파악을 변화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꼽았다. 필요한 농업인에게 농지를 연결하고 지역·품목별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정밀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의 활용을 가로막는 제도적 걸림돌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45 전략, 농업·농촌의 미래를 그리다’ 전문가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45 전략, 농업·농촌의 미래를 그리다’ 전문가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기술혁신을 생산성으로…농지·경영구조 전환 과제

이날 기조발표를 맡은 문지영 농식품부 농산업전략기획단장은 농가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2045년에는 65세 이상 비중이 6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농지 집적·규모화와 전문경영체 육성, 자동화를 함께 추진하되 농업의 성장이 지역 일자리와 생활여건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세션 발제자인 이한빈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기술 개발이 농가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자원 재배분과 경영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생산 규모와 경영 규모는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며 농작업을 전문업체에 맡기면 작은 경영체도 생산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규모나 조직 형태를 정해 지원하기보다 농가의 기술 선택과 단계적 적응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김선웅 충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농가인구 추계를 소개하며 세대교체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2025년 약 250만명인 농가인구에 사망 요인만 반영하면 2045년 136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20~39세가 매년 2만명씩 진입해도 158만명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경영체 수·규모와 경지면적 등의 목표를 수치화하고 농지·노동·자본·기술 데이터를 매년 연결해 추이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성 향상의 성과가 농민에게 돌아갈 지원체계도 과제로 꼽혔다. 최예준 부산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전문 생산농가에는 투자·기술혁신을, 고령·소규모 농가에는 소득안전망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은 청년농의 시설투자 부채와 판로 문제를 짚으며 생산성 향상이 농민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지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산업 외연 넓히고…농촌 서비스·환경 보상 재설계

토론회에선 신산업과 기존 농업을 연결할 방안도 논의됐다. 남재작 사단법인 식량과 기후 대표는 세포·미생물로 생산단위가 달라지고 수직농장·배양기 등으로 생산공간이 확장되면서 농산업의 정의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응하려면 기술을 뒷받침할 자본·조직 역량을 갖추고 토지 이용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산업 성장과 환경 개선의 성과가 농가에 돌아갈 구조도 과제로 제시됐다. 신산업에선 농업계가 단순 원료 공급자에 머물지 않도록 연구개발 초기부터 산업계와 이익 공유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저탄소농업에선 지정 활동의 이행과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을 함께 보상하는 한편, 마을·유역 단위의 공동 검증과 집단 인증으로 영세 농가의 참여 비용을 낮추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농촌에선 인구 감소가 생활서비스 공백으로 이어지기 전에 대응할 체계도 과제로 꼽혔다. 김정태 국립공주대 지역사회개발학과 교수는 읍의 성장이 주변 면의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전제에 통계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면의 서비스 사업체가 인구 변화에 시차를 두고 반응하는 만큼 소매·보건 등 필수 업종이 사라지는 신호를 매년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내다보고 농업·농촌의 중장기 비전과 실행 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열렸다. 농식품부는 2030년까지 구조 전환의 기반을 마련하고, 2035년까지 신기술의 상용화·확산을 가속화한 뒤 2045년 새로운 생산·산업·환경 체계를 정착시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을 검토해 연말 마련할 ‘농업·농촌 2045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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