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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 대신 돈줄"…美, 이란 경제 압박 전환 속 항모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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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14 03: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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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함 250일 넘게 배치…항구 정박 못한 지 200일
이란 인플레 77%…베선트 주도 '이코노믹퓨리' 작전
다음 타깃 中·인도?…시진핑 9월 방미 앞두고 신중론도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6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군사작전에서 경제적 압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항공모함도 교체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미 해군 장병이 지난 5일(현지시간)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비행갑판에서 미 해병대 제314 전투공격비행대대(VMFA-314) 소속 F-35C 라이트닝Ⅱ 전투기의 이륙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해군 장병이 지난 5일(현지시간)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비행갑판에서 미 해병대 제314 전투공격비행대대(VMFA-314) 소속 F-35C 라이트닝Ⅱ 전투기의 이륙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링컨함, 250일 넘게 배치…항구 정박 못한 지 20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을 중동에 새로 파견해 기존에 배치돼 있던 에이브러햄링컨함과 교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번 교체가 이미 예정돼 있던 순환배치 계획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링컨함은 지난해 11월 통상적인 배치 일정으로 출항했다가, 미국의 대이란 전쟁을 앞둔 지난 1월 중동으로 급파됐다. 이후 ‘에픽퓨리 작전’으로 불린 미군의 폭격 작전에 투입됐고, 이후로는 이란 항구를 봉쇄하는 임무도 수행해왔다.

문제는 장기간 고강도 작전이 승조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줬다는 점이다.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링컨함이 250일 넘게 배치된 상태이며 200일째 항구에 정박하지 못해 ‘연속 해상근무’ 기록을 세웠다고 지적하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홍 카오 해군장관 대행에게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물 오염, 배관 고장, 우편물 배송 차질 등 생필품 부족과 정신건강 악화 문제가 광범위하게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린 스터츠먼 하원의원(공화·인디애나)도 국방부에 관련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순환배치가 승조원 처우 논란이 불거지기 전부터 이미 계획돼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MS나우는 링컨함 승조원들이 식량 부족, 치약·비누 같은 생필품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에 모항을 둔 조지워싱턴함은 최근 태평양에서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이번 주에는 유도미사일구축함들과 함께 말라카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격으로도 안 됐다”…이젠 돈줄 죄기로

블룸버그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정권 항복을 끌어내는 데 실패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한번 경제적 압박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탄약 부족과 장기전에 대한 여론 피로감을 고려해, 제재 강화와 해상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옥죄는 익숙한 전략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최대압박’이라 불렸던 이 접근법은 당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크 월츠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이끄는 ‘이코노믹퓨리 작전’이 이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9일 악시오스에 이란에 대해 “낮은 수위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란이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란 중앙은행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의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77%에 달했고, 리알화 가치는 개전 전보다 10% 넘게 떨어졌다. 통화가치 하락은 연초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고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수천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후 추가 시위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란의 산업 기반 상당 부분이 전쟁으로 파괴됐고 원유 수출도 미국의 봉쇄로 크게 위축된 상태다.

다만 제재만으로 정권 교체나 핵 프로그램 포기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북한·쿠바 사례처럼 수십년간 제재를 가해도 정치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은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블랙스톤컴플라이언스서비스의 데이비드 태넌바움 이사는 “정권은 이미 굳건히 자리 잡았다”며, 제재가 자원을 차단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정권 교체나 핵 프로그램 포기까지 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펌 휴스허버드앤리드의 제러미 파너 파트너에 따르면 미국은 2018년 이후 이란에 약 2200건의 제재를 부과했고, 이 중 약 350건이 이번 ‘이코노믹퓨리’ 국면에서 나왔다. 그런데도 아직 이란의 핵 프로그램 양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는 이끌어내지 못한 상태다.

백악관 관계자는 제재와 해상봉쇄로 이란이 사실상 “완전히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몇 달간 트럼프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 해군 제151 타격전투비행대대(VFA-151) 소속 F/A-18E 슈퍼호넷 전투기가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0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비행갑판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해군 제151 타격전투비행대대(VFA-151) 소속 F/A-18E 슈퍼호넷 전투기가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0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비행갑판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다음 카드는 중국·인도 겨냥?…시진핑 방문 앞두고 신중론도

미국이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일 경우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상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다. 특히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일부 소규모 정유사(티팟 정유사)와 관련 기업들을 제재했지만, 이 거래를 뒷받침하는 중국 대형 은행들은 아직 제재 대상에 넣지 않았다.

다만 중국 대형 금융기관까지 제재할 경우 오는 9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관계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디지털 플랫폼은행 컬럼의 제스 호버슨 수석이코노미스트(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관계자)는 더 공격적인 전략을 쓸 경우 사안이 양자 관계를 넘어 다자 관계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의 환전소도 잠재적 제재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란은 원유를 팔아도 대금을 대부분 중국 위안화로 받기 때문에, 실제 쓸 수 있는 통화로 바꾸려면 이런 환전 중개소를 거쳐야 한다. 다만 이 정도 조치만으로는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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