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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공연 '미리' 골라…대형극장 '시즌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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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16.01.28 0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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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국립극장·LG아트센터 등
'시즌제' '패키지제도' 운영
연간 공연일정 미리 공개
유사공연 묶어 할인도
극장은 안정적 수익 확보하고
고객은 좋은 좌석 싸게 선점

국내 대형극장들이 우수 레퍼토리와 신작을 ‘미리’ 골라볼 수 있는 시즌제를 선보인다.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위부터 시계방향)를 비롯해 서울시무용단의 창작춤극 ‘신시-태양의 축제’, LG아트센터 기획공연 ‘햄릿’ 등이 시즌제를 통해 관객을 찾아온다(사진=국립극장·세종문화회관·LG아트센터).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레퍼토리 시즌제는 국립예술단체 단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고 국립극장을 새롭게 주목하게 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켰다”(안호상 국립극장장). “관객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예술소비를 할 수 있고 극장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

국내 대형극장들에 시즌제 바람이 불고 있다. 시즌제는 공연장이 일정한 기간을 정해두고 전체 프로그램을 미리 구성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해온 제도로 한국에서는 야구·축구·농구 등 스포츠 분야에 적용해왔으며 최근 공연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관객은 미리 공연계획을 세울 수 있고, 좋은 좌석을 선점할 수 있다. 공연장 또한 사전예매가 활성화되면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가능해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미 국내 주요 공공극장과 예술단체는 시즌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LG아트센터는 2000년 개관부터 ‘공연시즌제’를 실시해 15년 이상 꾸려오고 있고 국립극장은 2012년, 세종문화회관은 올해부터 시즌제 전면 도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개별 공연단체 중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국립발레단이 운용하고 있고, 국립오페라단도 시즌제를 곧 도입할 계획이다. 극장별 시즌제는 시작시기와 특징 등이 조금씩 다른데 잘 활용하면 관객은 최대 60%까지 할인한 가격에 원하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48건·463회…국내 최대 규모 ‘2016 세종시즌’

‘2016 세종시즌’에서는 서울시극단·서울시뮤지컬단 등 9개 서울시예술단의 공연을 포함해 자체 기획공연과 전시 48건(463회)을 오는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미리, 한꺼번에’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시즌제가 내세운 주요 특징은 ‘맞춤형’(계절·타깃·공연장별), ‘테마스페셜’, ‘예술단 창작 초연·레퍼토리’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특성을 바탕으로 성격이 유사한 공연을 묶은 것을 비롯해 어린이·청소년·문화소외계층 등 타깃을 고려한 공연을 준비했다.

서울시무용단의 창작춤극 ‘신시-태양의 축제’와 ‘햄릿’을 바탕으로 한 창작극 ‘함익’, 초연하는 창작뮤지컬 ‘서울의 달’, 차세대 클래식 스타들이 대거 나서는 ‘세종체임버 시리즈’ 등을 선보인다. 이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의 시즌제는 작품 수나 공연횟수 등 규모면에서 타극장의 시즌제와는 차별화된다”며 “전체 프로그램이 대중화에 주력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 세종시즌’을 통해 선보이는 서울시극단의 창작극 ‘함익’(사진=세종문화회관).


△관람객 222%·작품수 161%↑…‘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국립극장은 2012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8개 국립예술단체 작품 79편을 올리는 시즌제를 설립 60년만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중심으로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등 국립예술단체의 신작과 우수 레퍼토리 공연을 국립극장 무대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세번의 시즌제를 운영했고, 2014∼2015 시즌의 경우 시즌제 도입 전 대비 관람객 수 222%(6만 3085명 → 14만 355명), 작품 편수 161%(33편 → 50편) 증가 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객석점유율 또한 시즌제 첫해 78%에서 지난해 93.7%까지 늘었다. 시즌작품으로 선보였던 국립무용단의 ‘회오리’와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찍고 옹녀’는 프랑스에서 초청을 받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번 시즌은 신작 20편, 레퍼토리 13편 등 총 55편으로 구성했다. 이소영 연출의 창극 ‘적벽가’를 지난해 성공적으로 초연했고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국립무용단 한·프 공동제작 ‘조세 몽딸보와 국립무용단’(가제) 등을 선보인다.

‘2013∼2014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을 통해 첫선을 보인 국립무용단의 ‘회오리’(사진=국립극장).


△308편 컨템포러리 공연 소개…LG아트센터 ‘2016 기획공연’

LG아트센터는 개관 이래 한해도 빠짐없이 ‘시즌제’와 ‘패키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동시대(contemporary) 예술공연’이란 콘셉트를 바탕으로 피나 바우시, 레프 도진 등 해외서만 볼 수 있던 거장의 공연들을 국내에 소개했다. 지난해까지 총 308편의 기획공연을 선보였고 이자람의 ‘억척가’,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을 공동제작해 해외로 수출하기도 했다. 이현정 LG아트센터 기획팀장은 “시즌제가 프로그래밍의 일관성과 방향성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패키지가 오픈되는 첫날에만 전체의 반 이상이 팔릴 정도로 여전히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올해는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융·복합 공연 11편을 3월부터 11월까지 선보인다.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가 필립 글래스의 필름오페라 ‘미녀와 야수’를 비롯해 영국 니하이시어터의 뮤지컬 ‘데드 독’, 알렉상드르 타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타이거 릴리스와 덴마크 리퍼블리크시어터의 음악극 ‘햄릿’ 등이 무대에 오른다.

LG아트센터 ‘2016 기획공연’의 한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영국 니하이시어터 뮤지컬 ‘데드 독’(사진=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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