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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맞더니 경매서도 외면”…초고가 아파트에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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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지 기자I 2026.10.12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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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이상 낙찰가율 86%로 뚝
양도세·보유세 강화에 매수세 위축
10억 미만 중저가는 100% 웃돌아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감정가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들이 경매 시장에서 외변받고 있다. 한 차례 이상 유찰되면서 최저 매각가격이 감정가의 70~80% 수준까지 떨어지는 사례도 나타난다. 고가 주택을 둘러싼 매수심리가 위축된 데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 등 세제 개편 논의까지 이어지면서 초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천지방법원의 경매법정 안내 표지판. (사진=연합뉴스)
인천지방법원의 경매법정 안내 표지판. (사진=연합뉴스)
1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감정가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올해 1월 125.3%에서 지난달 86%로 크게 떨어졌다. 올해 9개월 가운데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달은 5월(109.7%) 한 달뿐이었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가격의 비율이다. 100%를 밑돈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지난달에는 초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이 80%대까지 내려오며 고가 주택에 대한 경매 수요가 전보다 약해진 모습이다.

아예 매수자를 찾지 못한 달도 있었다. 올해 2월에는 감정가 30억원 이상 아파트 2건이 경매에 나왔지만 단 한 건도 매각되지 않았다. 하반기 들어서도 유찰 사례가 이어졌다. 7월에는 11건 중 3건, 8월에는 10건 중 3건만 매각돼 매각률이 각각 27.3%, 30.0%에 그쳤다.

실제 경매 물건에서도 한 차례 이상 유찰되며 최저 매각가격이 감정가보다 크게 낮아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감정가가 36억4000만원에 책정됐지만 두 차례 유찰됐다. 최저매각가격도 감정가의 70% 수준인 25억4800만원까지 낮아졌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레슬 전용 36㎡는 감정가 33억2000만원에 경매에 나왔으나 한 차례 유찰됐다. 이후 최저매각가격은 26억5600만원까지 떨어져 감정가 대비 80% 수준이다. 감정가가 50억8300만원이던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는 세 차례 입찰 끝에 낙찰됐다. 당초 감정가의 79% 수준인 40억2199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파트 경매 시장은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감정가 10억원 미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01.3%로 감정가를 웃돌았다. 올해 평균 낙찰가율도 99.9%를 기록했다. 올해 9개월 가운데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달도 5개월에 달했다.

중저가 아파트와 달리 고가 아파트는 감정가가 시세보다 충분히 낮게 책정되지 않으며 경매의 가격 이점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강북권의 중저가 아파트는 신건이 바로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박형철 태인경매 대표는 “강남권 가격이 주춤해 호가가 빠지면서 감정가와 현재 시세 간 차이가 크지 않다”며 “2025년 하반기 감정가가 책정된 물건들이 최근 신건으로 나오면서 예전처럼 신건에서 바로 낙찰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다. 이어 “강북권은 신건이 나오면 바로 나가는데 강남은 한 번씩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정부의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 논의 등이 이어지면서 고가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경매 시장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받기보다 유찰 이후 가격이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대출 규제에도 현금 여력이 있는 외지인들이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많이 매입했다”며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 논의 등이 나오면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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