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마존닷컴이 글로벌 유통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위대한 기업이라는데에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아마존은 이 시대 소비 트렌드의 최첨단에 서 있는 기업이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이 반드시 위대한 (주식)종목은 아니다. 현재 아마존의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투자도 좋지만 대체 돈은 언제 벌려고 하느냐’하는 점이다. 공격적 투자가 대대적인 수익 증가로 이어지긴 커녕 실적 악화만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 아마존 주주들의 불만이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고민이다.
매출·이익 웃도는 비용…부채증가 부담도
물론 아마존이 시장내에서 가지는 위치는 지금도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시가총액이 1720억달러(약 188조원)에 이르고 있고, 미국 전체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25%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익성이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마존의 외형인 매출액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지만, 내실을 보여주는 순이익은 0%대 증가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연간 2억4100만달러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는 투자 확대 탓이다. 아마존은 드론과 당일배송 서비스 등 배송망과 물류센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파이어폰, 킨들,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 출시,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얼마씩 투자하는지도 분명하게 공시하지 않고 있다.
|
이렇다보니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이 20% 늘어난 반면 영업비용은 37%나 증가했으니 투자가 과도했다고 유추해볼 수 있는 정도다. 또 이처럼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다보니 차입(빚)도 지속적으로 늘 수 밖에 없다. 현재 자산 1달러당 부채는 15센트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소매업종 평균으로 보면 그리 높지 않지만, 정보기술(IT)업종을 기준으로 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다른 유통업체와 비교할 때 아마존의 실정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지속적인 투자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64배 이상되는 고평가를 받고 있지만, 매출액대비 주가나 영업마진, 이익마진 등은 월마트, 타깃, 이베이, 알리바바 등 경쟁사들에 비해 턱없이 저조한 수준이다.
커지는 불만…행동주의 간섭은 없을듯
주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최근 월가 유명 투자 전문가인 캐롤 로스는 경제전문 매체인 CNBC에 출연, “투자자들은 그동안 20년 가까이 아마존의 경영에 간섭하지 않았지만, 이처럼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행동주의자들이 나설 상황까지 온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더구나 아마존은 공시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도 악명높은 기업이다. 회사 전체 매출을 제외하고는 주요 사업별 매출은 공개하지도 않는다. 또 어디에 얼마 만큼의 돈을 투자하는지도 투명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재무상황을 지금보다 조금만 더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주가는 충분히 반등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베조스 CEO가 18%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은 행동주의 간섭을 막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다른 IT 기업들처럼 차등의결권 주식을 가지지 않고 있지만 CEO의 높은 지분율은 충분한 안전판이 될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은 여전히 미래 성장 기대감을 주고 있는 기업인데다 베조스라는 CEO의 존재 자체가 헤지펀드들의 접근을 막아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지난 20년간 베조스 CEO가 쌓아올린 아마존의 실험적인 문화를 제거하는 것이 더 큰 위험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매트 네머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아마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순 있지만, 그들 역시 베조스가 회사를 더 이끌어가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