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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 지금 사면 막차냐 고점이냐…수도권 1주택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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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I 2026.04.27 08:17:42

대출 막히고 외곽↑…상급지 이동 ‘이중 부담’
전세 매물 급감…갈아타기 ‘완충지대’ 사라져
“과도한 대출은 경계…맞춤형 의사결정 필요”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30대 신혼부부 A씨와 B씨는 요즘 밤마다 계산기를 두드린다. 결혼 5년 만에 4억원대 아파트 대출을 모두 갚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학군지를 고려해 서울로 옮겨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직주근접은 이미 포기했다. 대신 학군과 생활 인프라를 고려해 서울 외곽이나 준서울급 지역을 알아보고 있지만 선택지는 많지 않다. 마음에 드는 집은 10억원 안팎.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으면 가능하지만 지금이 ‘막차’인지 ‘고점’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A씨는 “지금 무리해서라도 서울에 집을 사야 할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할지 판단이 어렵다”며 “집값이 더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지금이 고점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든다”고 말했다.

(사진=챗GPT 생성)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은 ‘상급지 갈아타기’ 고민이 수도권 1주택자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출 규제와 가격 상승,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매수 결정을 둘러싼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A씨의 경우 서울 외곽으로 눈을 돌렸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외곽 아파트값이 최근 상승하면서 진입 가격 자체가 높아졌고 같은 수준의 주택을 사더라도 필요한 자기자금과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 주(4월2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3구 중 강남구(-0.06%)와 서초구(-0.03%)는 9주째 약세를 이어갔지만, 외곽을 포함한 중위권 이하 지역은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지속됐다.

강서구는 가양·염창동 위주로 0.31%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관악구(0.28%)도 봉천·신림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성북구(0.27%), 동대문구(0.25%), 강북구(0.24%) 등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외곽 지역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에는 강남권과 한강벨트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면 최근에는 노원·관악·강서 등 외곽 지역까지 상승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라며 “막상 매수를 하려 해도 가격 부담이 커지고 실수요자들이 선택 가능한 주택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집값이 오른 만큼 대출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 등으로 추가 대출 여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주택을 처분하더라도 상급지로 이동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전월세 시장 불안은 갈아타기 전략 자체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 물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기존 주택을 처분한 뒤 전세로 옮겨 매수 시점을 조절하는 이른바 ‘징검다리 전략’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집을 팔고 대기하기도, 보유한 채로 추가 매수에 나서기도 쉽지 않게 되면서 실수요자 선택 폭이 좁아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2건으로 3개월 전(2만1876건) 대비 2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도 2만236건에서 1만4767건으로 27.1% 줄었다. 특히 노원구 전세 매물은 572건에서 226건으로 60.5% 감소했고 구로구와 금천구, 관악구 등도 각각 50% 이상 줄며 외곽 지역일수록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일 보유세 강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폐지 등 세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향후 세 부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공공분양과 청약의 경우 무주택자 중심으로 공급되는 구조여서 1주택자가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도 제한적이다.

결국 A씨 부부는 ‘무리한 대출을 감수하고 서울 또는 준서울급으로 이동할지’, ‘현재 거주지에서 여유 있는 생활을 유지할지’ 사이에서 갈림길에 서 있다. 자녀 출산 이후 학군과 생활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와 같은 ‘막차 심리’와 ‘관망 심리’가 혼재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와 가격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거래는 위축된 반면 매수 타이밍을 둘러싼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갈아타기 여부는 자금 여력과 대출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각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설계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2억원 이하 1주택자의 경우 세금 부담은 제한적인 수준인 만큼 이를 과도하게 우려하기보다는 실제 금융 부담을 우선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함영진 랩장도 “1주택자가 갈아타기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세금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오히려 중요한 것은 대출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진입이 목표이고 상환에 큰 무리가 없다면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지만 과도한 대출로 생활 부담이 커진다면 무리하게 진입하기보다는 타이밍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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