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미국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국가안보실이 중심을 잡고 외교부·국방부·국정원 등 관계 기관이 한목소리로 움직이는 ‘원팀’ 대응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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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일부 오해는 이미 해소됐고 한미 정보공유 전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11일 “미국의 정보공유 제한으로 현재 북한 미사일 정보만 제공되고 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공유 제한의 사유가 된 특정 정보 일부를 제외하면 북한 미사일·재래식 전력과 북한 동향, 국제관계, 사이버·방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정보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제공하는 대북정보의 총량도 줄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의 정보공유 제한이 한미 군사정보 전반에 걸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군 역시 대부분의 군사정보가 정상적으로 공유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정보공유 제한이 남아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비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 핵·미사일 관련 작전정보와 임박한 도발 징후 등 군사 임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는 정상적으로 오가고 있다는 취지다.
다만 진 의장은 동시에 “정보공유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협력 전반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특정 영역의 제한까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보공유 제한의 성격도 군사정보보다는 휴민트 등 정보기관 간 협력 영역과 관련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정원 1차장 출신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인터뷰에서 정보에는 군사정보와 그 외에 휴민트 정보가 있는데 군사정보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순수하게 정보기관인 CIA와 국정원 사이에 약간의 긴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측의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가 있었지만 국정원이 여러 차례 설명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평안북도 구성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뒤 불거졌다. 통일부는 미국에서 제공받은 비공개 정보가 아니라 공개된 연구자료 등에 근거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미국이 특정 분야의 일부 대북 정보공유를 제한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6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국정원이 참석하지 않은 점도 논란을 키웠다. 미국 측이 국정원 참석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역시 일부 정보공유 제한과 같은 원인에서 비롯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대러 메시지와 별개로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을 핵심 전략적 경쟁자로 본다. 그만큼 동맹국에 제공한 민감정보가 중국으로 흘러갈 가능성에도 예민하다. 이 사안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 조야 일각에서 한국 정부와 정보당국의 정보관리 체계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중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를 통해 중국 관련 민감정보가 ‘리킹’(leaking·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실제로 문제가 있었는지와 별개로 미국이 그런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 자체를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쟁점은 ‘협력 중단’ 아닌 ‘신뢰 복원’…안보실 중심 원팀 필요
더 큰 문제는 한미 정보협력 전반이 흔들리고 있느냐가 아니라 특정 정보공유 제한이 왜 남아 있고, 이를 완전히 정상화할 조건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이 어떤 정보관리 문제를 우려하는지, 현재 제한된 정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정상화를 위해 한국 측에 어떤 조치를 요구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신뢰 복원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한미 정보협력 정상화를 위해선 개별 부처가 각자 대응하기보다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정부 전체의 메시지와 대응 원칙부터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국방부 장관, 외교부 장관, 산업통상부 장관, 재정경제부 장관 간의 긴밀한 대미 전략 회의 같은 게 있어야 한다“며 ”정부 부처 간 조율이 안 되는 것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게 안보실과 정책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개별 현안은 장관급에서 대응하되 대통령실은 부처 간 조정과 최종 의사결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부적으로는 쪼개서 검토하더라도 최종적인 판단은 종합적으로 다 엮어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한 부처의 입장만 반영해서도 안 되고, 여러 부처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최종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컨트롤타워가 원래도 중요했지만 지금은 더더욱 중요하고, 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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