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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배력은 알려진 것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정보업체 사야리의 팔리 메스코 최고경영자(CEO)는 FT에 독일 내 중국계 소유 자산 중 “약 5분의 4는 역외 중개법인을 거치거나 현지 이름을 단 독일 등록 지주회사를 통해 보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야리는 독일 내 중국계 기업 62곳을 분석해 주요 생산거점마다 이런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계 23개 그룹이 고급 엔진용 개스킷, 자율주행 시스템, 무선통신 안테나 등 첨단 부품사까지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EU 관료들과 완성차업계는 이 흐름을 경계하고 있다. 한 EU 관료는 FT에 자동차 부문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유럽의 이번 10년간 최대 과제”라고 표현했다. 중국은 수출 확대와 현지기업 지분투자, 합작법인 설립, 역내외(EU·세르비아·튀르키예·모로코 등) 직접 공장 설립이라는 네 갈래 전략으로 유럽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는 게 이 관료의 설명이다. 파리 컨설팅업체 두웰두굿의 세바스티앙 프렌도 CEO는 “가까운 미래에 유럽 상위 10대 부품사 중 2~3곳이 중국계가 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설적으로 EU가 추진 중인 역내 생산부품·인력 의무 사용 규정(로컬콘텐츠 규정)이 중국 기업의 유럽 투자 유인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일본계 대형 부품사 고위 임원은 “중국 부품사 입장에서 유럽 기업 인수는 처음부터 짓지 않고도 ‘메이드 인 EU’ 지위와 생산기지를 빠르게 확보하는 효과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4년 EU는 국가보조금 영향을 조사한 뒤 BYD 등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에 더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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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든 사례가 갈등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중국 전자업체 럭샤어가 작년 독일 레오니를 5억2500만유로에 인수할 당시, 경영난을 겪던 레오니의 유럽 고객사들은 오히려 거래를 적극 지지했다. 레오니 클라우스 린너베르거 CEO는 FT에 완성차업체들이 중국의 빠른 개발 속도에서 배우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보쉬모빌리티 이사회 멤버 크리스토프 하르퉁은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중국 생태계에 깊이 통합돼 반은 중국기업이나 다름없다”며 인수가 아닌 협력을 통한 공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흐름은 배터리·부품 공급망에서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한국 업계에도 시사점을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국 부품사가 CATL 등 소수에 그친다는 FT 지적은, 배터리 분야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 등 한국 업체들이 여전히 경쟁 우위를 지닌 영역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럽 완성차업체들의 로컬콘텐츠 대응 전략이 중국 부품사의 현지화를 오히려 촉진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부품·배터리업계도 유럽 생산거점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