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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구글에 1조5000억원 과징금…트럼프발 통상 갈등 재점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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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24 04: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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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플레이스토어 자사 우대 첫 DMA 제재…60일 내 시정명령
미국 "관세 포함 모든 대응 검토" 경고…미·EU 통상 갈등 재점화
구글 "서비스 품질 악화" 반발…EU "법치주의 따라 독립적 집행"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유럽연합(EU)이 구글의 검색 서비스와 앱마켓 운영 방식이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며 총 8억9000만유로(약 10억2000만달러·1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의 빅테크 규제를 문제 삼아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으로, 미·EU 간 통상 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구글 제품 팝업스토어 매장
구글 제품 팝업스토어 매장
EU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구글이 검색엔진에서 쇼핑·호텔·교통·스포츠 등 자사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우선 노출해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고 밝혔다. 또 앱 개발자들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밖에서 이용자에게 더 저렴한 상품이나 다른 결제 방식을 자유롭게 안내하거나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행위도 디지털시장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집행위는 검색 서비스 관련 위반에 4억6000만유로, 플레이스토어의 이른바 ‘스티어링(steering)’ 제한 행위에 4억3000만유로를 각각 부과해 총 8억9000만유로의 과징금을 결정했다. 이는 디지털시장법 시행 이후 구글이 받은 첫 제재다.

구글은 60일 안에 시정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 평균 매출의 최대 5%에 해당하는 추가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모회사 알파벳의 지난해 매출은 4028억달러였다.

이번 결정은 수년간 이어진 EU의 조사 결과가 마무리된 것이다. 구글은 그동안 항공권과 호텔 검색 결과, 쇼핑 광고 노출 방식 등을 여러 차례 수정하고 앱 개발자 정책도 일부 변경했지만, EU는 여전히 법 위반 요소가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집행위는 구글이 검색과 앱 정책에서 일부 진전을 보였다며 향후 시정 여부를 계속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관세로 대응” 압박…미·EU 갈등 재점화

이번 제재는 미국과 EU의 통상 관계에도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EU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빅테크 기업만 겨냥한 차별적 조치라고 비판해왔으며, 이번 주 만료되는 임시 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관세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EU가 미국 기술기업을 겨냥해 “점점 더 공격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며 최근 체결된 미·EU 무역 합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구글 제재가 “진정한 대화를 위한 노력을 약화시키고 대서양 양안의 무역 안정성에도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에서도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의원들은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EU와의 협의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관세 조사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보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EU의 미국 시장 접근은 보장된 것이 아니며, 디지털 분야에서 차별적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EU의 빅테크 규제 과징금을 “해외 갈취(overseas extortion)”이자 “세금의 한 형태”라고 비판하며 무역 보복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지난해 EU가 구글의 광고기술(Ad Tech) 시장 지배력 남용을 이유로 29억50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을 당시에도 미국의 무역조사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EU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 유럽의 디지털 규제를 겨냥한 새로운 관세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신호는 없으며, EU는 트럼프 행정부와 디지털 규제 문제를 계속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 “법은 법”…구글 “서비스만 나빠져”

EU는 미국의 압박과 무관하게 법 집행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테레사 리베라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조치는 엄정한 법 집행이며 구글에 보내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라며 “다른 누군가가 무엇을 하라고 하거나 하지 말라고 말한다고 해서 우리의 결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법과 법치주의를 지키는 것은 EU의 의무”라며 “다른 지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든, 또는 도전을 받든 독립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담당 집행위원도 “이제 구글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켄트 워커 구글 글로벌담당 사장은 “디지털시장법 집행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계속 망가뜨리고 있다”며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유럽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호텔·항공권·레스토랑의 실시간 가격과 예약 기능을 축소하고, 플레이스토어의 보안 기능도 약화시켜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제품 품질을 떨어뜨리는 규제”라며 “결국 피해는 유럽 소비자와 기업들이 떠안게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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