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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韓기업, 트럼프에 뇌물성 자금 30억 건넸나"…상원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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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07 03: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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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그룹, 작년 트럼프 가족회사에 200만달러 지급
계열사 한국알미늄, 관세 예비판정과 시점 겹쳐 의혹
민주 상원의원 "대가성 정치·잠재적 뇌물 수수" 서한
베이스·트럼프 "골프장 사업 관련 자금, 관세와 무관"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한국 중견기업 베이스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 소유 회사에 지급한 200만달러(약 28억5000만원)를 놓고 “잠재적 뇌물 수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자금이 지급된 시점이 베이스그룹 계열사가 미국 정부와 관세 분쟁을 벌이던 때와 겹치면서, 이 돈이 대가성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차남이자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총괄부사장인 에릭 트럼프(오른쪽)와 김성집 베이스그룹 회장 (사진=베이스그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차남이자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총괄부사장인 에릭 트럼프(오른쪽)와 김성집 베이스그룹 회장 (사진=베이스그룹)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앤디 김(뉴저지) 민주당 상원의원 3명이 베이스그룹에 서한을 보내 이 자금의 지급 목적을 해명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해당 거래가 “대가성 정치와 잠재적 뇌물 수수에 대한 중대한 우려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골프장 의향서’ 명목 200만달러…재산신고서로 첫 확인

문제가 된 200만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지주회사인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이 지난해 베이스그룹으로부터 받은 자금이다. 이 사실은 지난 6월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례 재산신고서를 통해 처음 알려졌으며, 지급 사유는 ‘의향서(letter of intent)’와 ‘환불 불가 개발 수수료(nonrefundable development fee)’의 일부로 기재됐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이 거래를 처음 보도했다.

베이스그룹과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측은 이 자금이 골프장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난해 8월 체결한 의향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오거니제이션 대변인은 WP에 “이 거래가 정당한 사업상 고려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해 추진됐다는 어떠한 주장도 완전한 허구”라고 밝혔다. 베이스그룹 역시 이 자금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골프장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이며, 알루미늄 수출 무역 분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NYT에 전한 바 있다.

관세 조사 중 지급···직후 105% 예비판정 나와

민주당 의원들이 문제 삼는 것은 자금 지급 시점이다. 베이스그룹의 계열사인 한국알미늄(Korea Aluminium)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이던 2022년, 중국산 알루미늄을 원재료로 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해 대(對)중국 관세를 우회했다는 혐의로 미 상무부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상무부는 2023년 우회 수출 사실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트럼프 행정부 들어선 2025년 한국알미늄을 비롯한 일부 한국 업체의 대미 수출품에 별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신고서가 공개된 직후, 상무부는 한국알미늄의 수출품에 기존보다 4배 가까이 높은 10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흐름을 근거로 “베이스그룹이 한국알미늄에 대한 낮은 관세나 특정 이해관계자를 위한 예외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돈으로 사려 한 것이라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 부패의 특히 심각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아직 의혹 제기 단계로, 실제 대가성 여부나 관세 완화 여부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직접 개입 증거는 없다”…이해충돌 소지는 남아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가족이 이 기업을 위해 정부 결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NYT도 앞선 보도에서 이 같은 개입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제무역 전문 변호사인 배리 애플턴 뉴욕 로스쿨 교수는 NYT에 “헌법은 대통령이 이해 상충 소지가 있는 상황에서는 항상 한 발 물러설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세워졌다”며 “이는 국민이 대통령의 결정을 의심할 필요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지적, 실제 개입 여부와 별개로 이해충돌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백악관은 이번 사안이 이해충돌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앞서 WP에 상무부의 관세 조사가 “법에 명시된 투명하고 준사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대통령의 모든 자산은 독립된 제3자 금융기관이 전권을 갖고 운용하는 계좌에 예치돼 있다”고 밝혔다.

까뮤이앤씨·금양인터내셔널 거느린 중견기업…에릭 트럼프와 인연

베이스그룹은 창업주 김성집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지주회사 ㈜베이스를 중심으로, 건설사 까뮤이앤씨(013700), 와인 유통업체 금양인터내셔널, 위탁급식업체 후니드 등을 거느린 중견기업집단이다. 한국알미늄은 까뮤이앤씨의 자회사로, 처방약 포장재와 아이스크림 콘 용기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포일 제품을 생산·판매한다.

베이스그룹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 일가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집 회장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했고, 같은해 봄에는 플로리다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부사장)와 만났다. 올해 2월에는 에릭 트럼프를 서울로 초청해 국내 정·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주선했으며, 당시 방한 기간 지방정부가 복합시설 건설 후보지로 추진 중인 골프장 부지도 함께 방문한 것으로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금양인터내셔널은 버지니아주 트럼프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을 국내에 독점 수입·판매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가 분수령…다수당 탈환 시 정식 조사권 가능

이번 조사는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이권 정치(pay-to-play)’ 의혹을 부각시키는 흐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WP에 따르면 워런 의원 등은 최근 한 달간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 트럼프 대통령의 시장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 등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워런 의원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도 서한을 보내,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수출통제 완화 결정이 UAE의 트럼프 가족 가상자산 사업 투자와 관련이 있는지 질의했다.

민주당은 기업·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기업이나 선거자금, 백악관 연회장 프로젝트 등에 돈을 낸 뒤 유리한 정책 결과를 얻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축하행사에 100만달러를 기부한 이후 애플이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은 사례를 유사 사례로 함께 거론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상원 소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서한 발송 단계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사는 아니다. 민주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정식 청문회나 조사권을 발동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전까지는 이번처럼 서한을 통한 압박과 언론 보도를 통한 여론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스그룹,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상무부, 한국알미늄 측은 이번 조사 관련 WP의 논평 요청에 즉답하지 않았다.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이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이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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