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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극본과 작곡은 1992년생 조남수 작가가, 소리를 짜는 작창은 1994년생 소리꾼 강나현이 맡았다.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기존 창극과는 결이 전혀 다른 작품”이라며 “어렵지만 그래서 더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 곡 ‘라크리모사’ 여덟 마디서 영감
두 사람을 이어준 ‘창극 작가 프로젝트’는 국립창극단이 2022년 시작한 ‘작창가 프로젝트’에 이어, 탄탄한 대본을 쓸 전문 작가를 키우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공모로 뽑힌 작가 4명이 작창가와 짝을 이뤄 6개월간 작품을 개발했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귀토’를 만든 고선웅 연출가와 한승석 작창가가 멘토로 참여했다. 신작은 11월 7~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각각 30분 내외 분량으로 관객과 만난다.
조남수는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하프시코드를 전공한 뒤 중앙대 대학원에서 한국음악 작곡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의 음악가다. 그는 “유학 시절 한국의 전통 음악을 묻는 친구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며 “한국 사람인데 국악을 전혀 모른다는 생각에 귀국후 대학원에서 국악을 전공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모차르트를 소재로 고른 이유를 묻자 “모차르트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창극에는 아직 서양 음악가를 다룬 작품이 없는 것 같아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며 웃었다.
처음엔 아버지와의 관계 등 모차르트의 생애를 회상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대본을 고치는 과정에서 창작 자체에 몰두하는 예술가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조남수는 “멘토인 고선웅 연출이 ‘작가는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써야 한다’고 했던 말이 뇌리에 꽂혔다”며 “작곡하듯 짧은 모티브를 변형하고 확대하는 방식으로 극을 썼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대본은 작창을 맡은 강나현에게는 큰 숙제였다. 그는 대본을 처음 받고는 “당황했다”고 전했다. 긴 독창으로 서사를 드러내는 기존 창극과 달리, 호흡이 짧고 잔잔한 대본이었기 때문이다. 강나현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장면을 어떻게 소리로 풀어낼 지가 관건이었다”면서 “작곡 전공인 조남수 작가와 끊임없이 전화해 물어보고 같이 고민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연한 판소리…어떤 소재든 시도해볼 만”
이들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큰 기회”로 다가왔다. 창극 분야에서 젊은 창작자를 발굴해 작품 개발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강나현은 “국립 단체에서 공연을 올리고, 내가 만든 소리를 다른 소리꾼이 부르는 걸 듣는 희열이 크다”고 언급했다. 조남수도 “국립 단체에서 공연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물론, 좋은 파트너와 멘토가 갖춰진 곳에서 작품을 발표하는 자체가 큰 기회”라고 부연했다.
두 사람은 창극이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선 소재 확장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강나현은 “판소리는 말과 소리의 경계가 유연해 어떤 소재든 시도해볼 수 있다”며 “판소리 어법은 지키되 그 안에 갇히지 않고 서양 작품 등을 창극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수남은 “서양 관객에게 익숙한 소재라면 외연을 넓힐 여지가 더욱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두 사람은 “관객과 함께 만드는 ‘판’의 문화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나현은 “창극은 공연 중에 ‘얼씨구’ 등 다양한 추임새를 허용하는 장르인데 요즘은 추임새를 하면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관객을 어떻게 모을지, 추임새 문화를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수남은 “이번 작업이 동력이 돼서 강나현과 다른 소재의 후속 작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해외에 우리 창극의 매력을 알리는 음악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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