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배전망 건설도 계속 추진하되, 증설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망의 활용도를 높여 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호남권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내달 1일부터 해제하고 유연접속과 자율접속, 에너지저장장치(ESS), 접속권 개편 등을 통해 기존 전력망의 수용능력을 끌어올리는 ‘전력망 혁신대책’을 내놨다. 이를 통해 송전망의 재생에너지 수용능력을 현재 119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71GW로 약 43.7%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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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의 핵심은 전력망에 연결된 발전설비의 최대용량뿐 아니라 실제로 전기가 얼마나 흐르는지를 고려해 접속 여력을 늘리는 것이다.
유연접속(Non-firm access)이 대표적인 수단이다. 전력망이 일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으면 발전소 출력을 줄이는 조건으로 신규 접속을 허용한다. 이 방식을 이용해 배전선로의 태양광 접속 한도를 기존 14메가와트(MW)에서 16MW로, 변전소는 50MW에서 60MW로 높인다. 별도 망 건설 없이 호남에서만 태양광 2.6GW를 추가 수용할 수 있다.
자율접속도 도입한다. 발전사업자가 접속 허용 용량보다 크게 설치하되, 출력상한장치나 ESS를 이용해 실제 계통에 공급하는 전력을 허용 범위 안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배전선로에 연결하는 태양광 설비용량을 기존의 2~3배, 최대 6배까지 늘릴 수 있다. 설비가 늘어도 전력망에 한꺼번에 공급하는 전력은 제한된다.
ESS는전기가 생산되는 시간과 전력망에 여유가 생기는 시간의 차이를 메우는 역할을 한다. 낮에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망 여유가 생기는 시간에 내보내는 방식으로 기존 배전망과 변전소의 이용률을 높인다.
정부는 2030년까지 배전망 ESS를 통해 태양광 3GW를 추가 접속하고, 호남권 포화 변전소 41곳에 변전소별 약 40MW 규모의 ESS를 설치해 총 1.6GW 안팎의 수용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옥천·청양 등 송전망 융통량이 부족한 지역에도 2.6GW 규모의 보강 ESS를 설치한다.
ESS의 역할도 확대된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돕는 보조설비를 넘어, 일부 전력망 증설 수요를 대신하는 설비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재식 기후부 에너지정책관은 “재생에너지 배전망 ESS와 변전소 ESS는 2030년까지 5GW 이상”이라며 “ESS의 총용량은 12차 전기본에서 최종적으로 담을 계획”이라고 했다.
호남 계통제약 1년 만에 해소…‘망이 없어서 못 받는’ 구조 바꾼다
지역별로는 호남권의 변화가 크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해 신규 재생에너지 접속을 제한했던 호남권의 제한을 풀기로 했다. 지난 2024년 5월에 지정된 계통관리변전소 189곳 중 호남 164곳 전체가 묶여 있다. 재생에너지의 계통의 수용 여력이 부족해 발전사업자의 접속을 막았는데 이를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허수사업 점검을 통해 약 9GW의 접속권을 회수했다. 앞으로는 장기간 지연되는 사업도 접속권을 선제적으로 조정해 실제 사업 진행 시점에 맞춰 접속하도록 할 방침이다.
호남 해상풍력이 대표적 사례다. 2030년까지 15.8GW의 접속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진입 예상 물량은 약 3GW에 그친다. 정부는 호남에서 해상풍력 등 지연사업의 접속 시기를 조정해 2030년까지 10GW 이상의 접속권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에 대해 “전력망을 확충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더 짓는 것 외에 기존 전력망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은 시의적절하다”며 “단기간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계통 수용력을 늘릴 수 있는 수단들이 적절하게 배치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수용량 산정의 투명성과 검증 절차를 마련하고, 출력제어 조건을 감안한 금융조달 가능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제어 우선순위와 연간 제어 상한, 상한 초과분에 대한 보상 원칙 등이 마련돼야 원활한 금융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직성 전원을 언제, 얼마나 줄이고 유연성 자원을 확보할지에 대한 로드맵도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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