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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양 시인의 ‘쓰는 유령’은 쓰기와 멀어졌다가도 불현듯 다시 글을 쓰고 싶어지는 마음을 털어놓은 솔직한 에시이집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기도 하지만, 갑자기 터지는 울음처럼 어느 순간 다시 쓰고 싶어지는 마음이 저자에게 찾아온다. 책 부제로 따라붙은 ‘그만두겠다면서 그만두지 못하는 시’처럼 말이다.
저자는 지난 201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당선되며 시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43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시인이자 동시에 웹개발자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필명 윤지양과 본명 양지윤. 두 개의 정체성 모두 AI시대의 변화를 최전선에서 체감할 수 있는 셈이다.
AI는 웹개발자로써는 고민을 던져주지만, 시인으로서는 전혀 두렵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저자는 “최근 사람들이 AI 도구를 이용해 미술,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만큼 개발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면서도 “반면에 시를 쓰는 나는 AI의 등장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어 “내 안의 물음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은 AI가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인간의 욕망이라고 짚는다. 저자는 “인간이 지향하는 정신이자 마음이 욕망이라면 AI는 마음이 없다”면서 “인간 개개인에게 주어진 육체와 감각은 여전히 고유하다. 내 안에서 생동하는 욕구가 건강한 형태로 뿜어져 나와 세상에 드러낼 수 있을 때, 그 무엇도 나를 대체할 수 없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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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소설가는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2’를 통해 어느덧 등단한 지 15년차에 접어든 중견 작가로서의 고민을 풀어낸다. 신춘문예 공모전에 AI 사용 금지 조항이 등장하고, 책을 읽지도 않은 사람들이 요약본을 보고 이야기하며, 저마다의 주장만 펼쳐놓는 소셜미디어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다. 저자는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라면서도 “하지만 너무 변해버리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신문기자로 활동하던 저자는 지난 2011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표백’, ‘한국이 싫어서’가 있고, 지난 8월에는 ‘서성이다’를 출간했다. 그는 문학계에 미칠 AI의 영향력에 대해 “내 견해와 관계없이 AI 소설 실험은 다양하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지금도 적응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기술 발전의 가속도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AI로 인해 소설은 물론, 소설가의 개념도 재정의될 것으로 봤다. 저자는 “소설과 소설가의 본질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아 한동안 무정부 상태가 이어질지 모르겠다”면서 “소설가, 문학편집자, 문학출판사 대표는 정체성을 상당히 재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답을 쉽게 찾지 못할 것 같지만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는 내가 무엇을 하지 않겠느냐, 무엇이 되지 않겠느냐를 더 따져 물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문학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소설의 개념이 내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바뀔 때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겠다”는 발칙한 선언도 담겼다. 3년 전 ‘헌신할수록 더 좋아지는 직업’이라고 뿌듯해했던, ‘문학의 도구’가 되기를 기꺼이 자처한 장강명이 변한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자신이 삶의 주도권을 갖기 위한 방어로서의 각오, 다짐같은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난 소설가로서 무사히 잘 살아남을 테니, 책 읽는 사람들의 공동체도 건강하게 성장해서 10여 년 뒤에 ‘소·이·직3’으로 다시 만나자”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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