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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올해 내구연한이 지나 교체해야 하는 노후 버스 515대 중 394대만 신규 전기버스를 도입키로 확정했다.
나머지 121대(시내버스 117대, 마을버스 4대)는 예산를 마련하지 못해 도입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버스의 기본 차령은 9년이다. 이때부터는 고장이 잦아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최대 2년까지만 사용을 연장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11년째인 차량을 우선 교체하고 9~10년 된 버스는 내년에 출고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끝나 새로운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웠다고 연기 사유를 설명했다. 내년에 시비 예산을 확보한 뒤 정부의 전기버스 보조금 공모에 다시 참여해 나머지 차량을 상반기에 출고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행정절차상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버스 사업자는 버스 수리가 잦아지기 때문이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10년 정도 돼서 더 쓸 수 있는 차량이 있지만 여기에는 부품이 단종된 모델이 섞여 있다”며 “정비사들이 고물상을 뒤지면서 고치고 있는데 고장이 심하면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곤란을 겪기는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대당 3억 5000만원 안팎인 버스 계약이 무더기로 취소되면서 올해 경영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올해 초 기후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진행하는 전기승합차 보조금 공모에 참여하기 위해 버스제조사와 신규 차량 계약을 맺었다. 정부 보조가 필요한 법인·개인사업자와 지방정부는 공모 신청 전 전기차 제작·수입사와 차량 구매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국비 보조가 없으면 추경으로 지방 보조금 예산을 마련해도 운영사가 버스를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시는 공모를 먼저 신청한 뒤 예산을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시는 추가 예산 확보에 실패했고 부족분을 9년 무이자 할부로 계약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제조사들이 거절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로 처리하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자손실이 대당 3000만원씩 발생한다”며 “이자 보전이라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검토하겠다는 응답 후 공모신청 취소를 통보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모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작을 시작했는데 출고를 못하게 됐으니 재료비와 인건비 손해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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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이같은 오락가락 행보는 기후부의 일방적인 정책 수정에서 비롯됐다.
기후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후부는 지방정부와의 간담회에서 2026년 전기버스 보조금 공모 방식을 국비와 지방비 예산을 함께 편성하는 기존의 ‘자치단체자본보조’에서 국비 100%로 지급하는 ‘민간경상보조’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전기버스와 충전인프라 보급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지방보조금을 두지 않아도 된 서울시는 올해 본예산을 계획할 때 70대 분량의 지방 보조금만 반영했다.
하지만 기후부는 4개월 뒤 올해 1월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지침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참여 및 지방비 매칭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 예산 목적 및 상황, 보급여건, 법적 지원근거,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대상자를 선정한다”고 조건을 바꿨다.
서울시는 올해 예산 편성이 끝난 상황에서 3월 국비 공모에 참여하기 위해 추경을 동시에 준비해야 했다. 1차 추경에서는 306대에 들어갈 보조금 91억 8000만원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물량은 2차 추경과 자체 재정으로 마련하려고 했지만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려 실패했다.
이 같은 혼란은 다른 지역에서도 잇따랐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주요 운송·제조사를 상대로 올해 구입 보조금 공모에서 선정된 전기버스 1850대의 지방비 비중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16개 광역시·도 중 올해 지방 보조금이 작년과 같거나 늘어난 곳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충북, 제주뿐이었다. 도 지역의 도비 지원은 전무했으며 서울은 지난해 7000만원에서 올해 3000만원으로, 인천은 100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지방보조금이 각각 줄었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나중에 기후부 지침을 보고 난감했다”며 “공모에 지방비가 들어간다는 점을 알았다면 처음에 예산을 세울 때 어떻게 16개 시·도가 짠 것처럼 다 안 세웠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비 편성이란 문구도 항목을 명확히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후부는 내년도 예산 편성과 공모 준비를 앞두고 이달 30일 각 지방정부와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2027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 지자체가 알아야 할 상황을 안내하고, 내년 전기·수소차 보급 사업에 대한 예산편성 방향을 전달하면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라며 “보조금 사업에 혼선이 없도록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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