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비엔나 전통 와인 주점 '호이리겐'서 맛보는 게미슈터자츠의 맛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은아 기자I 2026.11.06 05:00:0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와인 한전에..모두 친구되는 '호이리게'
여러 품종 포도 섞는 '빈식 블렌딩 와인'
기후위기속 미래지향적 재배방식 '주목'

[비엔나(오스트리아)=글·사진 이데일리 김은아 기자] 오스트리아 비엔나 로컬 사람들의 식탁이 궁금하다면 전통주점 ‘호이리겐’으로 향하면 된다. 현지인들과 어울려 와인잔을 부딪히며 비엔나의 식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비엔나의 전통주점 호이리겐 중 한곳인 '푹스 클라이머'
비엔나의 전통주점 호이리겐 중 한곳인 '푹스 클라이머'
비엔나는 세계에서 수도로는 유일하게 대규모로 와인을 생산하는 도시다. 도시 안에는 600㏊의 포도밭이 있고, 200여 명의 생산자가 와인을 만든다. 호이리겐은 과거에 와인 생산자들이 자신의 침실과 거실을 개방해 손님을 맞이하던 관행에서 비롯된 공간이다. 현재 비엔나에는 10여 곳의 호이리겐이 남아 있다.

1697년부터 와인을 빚어온 ‘푹스’ 가문이 운영하는 호이리겐 ‘푹스슈타인 클라머’가 그중 한 곳이다. 가업을 잇고 있는 슈테판 푹스가 손님들을 맞이한다. 이렇듯 호이리겐은 와인 생산자의 가족들이 운영을 맡아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을 제공한다. 신선한 와인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곳에서 맛봐야 할 것은 ‘게미슈터자츠’라는 비엔나식 블렌딩와인이다. 이는 한 밭에 여러 품종의 포도를 함께 심고 재배한 뒤 함께 수확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블렌딩와인이 포도를 품종별로 따로 재배한 뒤 양조과정에서 섞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방식의 재배는 과거에 병충해나 자연재해를 막는 천연 보험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상황에 대응하는 미래지향적인 재배 방식으로 주목받는 중이다.

게미슈터자츠에는 적게는 3종류, 많게는 10종이 넘는 포도가 섞인다. 보통 그뤼너벨트리너, 리슬링, 피노블랑 등의 품종을 쓰는데, 어떤 포도를 몇 가지나 포함할 것인지가 곧 와이너리의 정체성이다.

와인을 잔에 따르면 사과와 배의 신선한 향과 은은한 꽃향이 피어오른다. 산뜻한 산미는 입안을 개운하게 만든다. 게미슈터자츠에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 슈니첼이 잘 어울린다. 흔히 고기류에는 레드와인을 페어링하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지지만, 과실미가 풍부한 게미슈터자츠와 바삭한 슈니첼의 조합은 우리의 ‘치맥’ 못지않은 궁합을 자랑한다.

호이리겐에는 프랑스의 보졸레누보, 한국의 햇막걸리처럼 그 해 첫 술을 기념하는 문화도 있다. ‘슈트룸’이다. 이는 햇포도로 담근 발효주로, 포도 수확철인 10월에만 맛볼 수 있다. 갓 술을 걸러, 색이 뿌옇고 잔잔한 탄산감이 피어오르는 것이 막걸리와 비슷하다. 도수는 낮지만 금세 취기가 오르는 점도 그렇다. 아직 발효가 진행 중인 상태라서 많이 마시면 뱃속에 가스가 차는데,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이를 두고 ‘슈트룸을 많이 마시면 뱃속에 스트롬(폭풍)이 온다’고 농담한다.

비엔나 사람들은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 호이리겐을 찾는다. 돼지를 튀기듯이 바삭하게 구운 바비큐 ‘크루스텐브라텐’, 선지소시지 ‘블룬젠’, 치즈에 양파, 머스터드 등을 섞어 호밀빵 위에 발라먹는 ‘리프타우어’ 등이 정통 오스트리아식 음식을 안주로 내놓기 때문이다. 테이블 위에 풍성하게 차려지는 음식의 양을 보면, 전통주점의 인심이 넉넉한 것은 만국 공통임을 알 수 있다.

슈테판 푹스 사장은 호이리겐을 ‘은행원부터 배관공이 친구가 되는 곳’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와인을 한 잔 두 잔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옆 테이블과 대화가 섞이고, 집으로 갈 때쯤이면 모두가 친구가 되어 있다는 의미다. 호이리겐에는 이렇듯 깔끔하고 신사적인 비엔나 사람들의 푸근하고 구수한 이면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비엔나의 전통주점 호이리겐 중 한곳인 '푹스 클라이머'
비엔나의 전통주점 호이리겐 중 한곳인 '푹스 클라이머'
호이리겐에서 맛볼 수 있는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들
호이리겐에서 맛볼 수 있는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들
비엔나식 블렌딩 와인 '게미슈터자츠'
비엔나식 블렌딩 와인 '게미슈터자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TheBeLT

- "100만명 모이는 서울공항"…세계청년대회, 폭염·교통·숙박이 관건 - 韓 진출 5주년 中 4대 명주 '서봉주'…"한식과 접점 넓힐 것" - "빈집 10채로 마을 조성…'K컬처스테이'로 지역 재생 모델 제시할 것"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