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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5조 PRS 시장 혼란, 투자 막는 ‘회계 불확실성’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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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11.06 05: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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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급성장한 주가수익스와프(PRS) 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주요 증권사에 신규 PRS 거래를 자제하라는 ‘지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RS 계약 잔액은 이미 25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이 커진 만큼 위험을 제대로 들여다보겠다는 당국의 문제의식 자체는 이해할 만하다. 문제는 명확한 회계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거래부터 위축시키면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까지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PRS는 기업이 계열사 주식 등을 활용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재무제표상 차입금이 늘어나지 않아 부채비율 관리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신규 계약액은 2022년 1000억원에도 못 미쳤지만 지난해 9조 8000억원대, 올해는 이미 10조원을 넘어섰다. IPO나 유상증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사업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줄 역할도 해왔다. 다만 주가가 계약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기업이 차액을 부담하는 구조여서 주식담보대출과 비슷하다. 장부상 부채는 늘지 않는데 상환·정산 부담은 존재한다면 투자자가 기업의 재무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 PRS를 어떤 조건에서 부채로 볼 것인지, 주식 매각과 파생상품 거래로 인정할 것인지에 기준이 필요하다. 아니면 기업과 증권사는 거래 때마다 회계법인 판단에 의존해야 하고, 기준이 바뀌면 부채비율과 신용등급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부딪히고, 중복상장 역시 제약이 커진 판에 PRS까지 사실상 막히면 AI·배터리·반도체 등 미래사업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선택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의 통로를 하나씩 막고 기업에 투자를 늘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당국은 편법적인 부채 은폐나 과도한 위험 전가에는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 동시에 정상적인 PRS까지 일률적으로 위축시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계약 구조와 위험 부담에 따라 회계 처리와 공시 기준을 명확히 하고 투자자가 실질적 위험을 알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엄격한 규칙 못지않게 예측 가능한 룰이 중요하다. 회계 기준의 모호성을 놔둔 채 창구지도로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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