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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면역·비만치료 신약 후보물질 빠르게···바이오데이터 활용 길 열어야"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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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기자I 2026.10.15 0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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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샷 퓨처⑥]남진우 K-문샷 신약 분야 PD
2029년 암면역 미세환경···2030년 자율실험실
데이터 분절돼 활용 어려워···'화이트리스트' 정책 전환 필요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암이나 비만은 여전히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핵심 질병 중 하나다. 하지만 신약 개발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Nature Reviews Drug Discovery)’에 따르면 1개의 신약 개발에 평균 14년의 기간과 약 2조 4000억원(17억 8000만 달러)가 소요될 정도로 많은 예산과 개발 기간이 요구된다. 인공지능(AI)과 자율실험실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고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해 2035년까지 후보물질 발굴을 8개월로 줄이고, 임상성공률을 2배 이상 높이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가 추진돼 관심이 쏠린다.

K-문샷 프로그램 신약 분야 임무를 통해 오는 2029년을 목표로 암면역 미세환경 구축을 위한 바이오 AI모델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신약 AI 자율실험실을 통해 신약 개발을 위한 설계·검증이 추진된다.

남진우 K-문샷프로그램 AI 신약 미션 총괄지휘자(PD·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최근 한양대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은 양적으로 세계 상위권이지만, 임상 성공률과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새로운 작용기전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 창출 역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자율실험실을 결합해 암면역치료제와 비만치료제 등 혁신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진우 K-문샷프로그램 AI 신약 미션 총괄지휘자.(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남진우 K-문샷프로그램 AI 신약 미션 총괄지휘자.(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AI가 표적·후보물질 설계하고, 자동화 실험으로 검증

K-문샷 추진단은 신약 분야 임무를 통해 AI로 신약개발의 속도와 성공률을 동시에 끌어올릴 계획이다. 핵심은 기존의 ‘발견 중심’ 신약개발에서 AI가 표적과 후보물질을 설계하고, 자동화 실험체계가 이를 빠르게 검증하는 ‘AI 설계 중심’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다.

남 PD가 이번 미션에서 가장 먼저 짚은 지점은 후보물질 발굴 단계였다. 신약개발은 표적 발굴, 후보물질 도출, 비임상·임상 평가로 이어지지만, 초기에 임상 진입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이후 성공률과 개발 비용을 좌우한다.

그는 “AI가 설계한 후보물질은 수백~수천 개가 나올 수 있다”며 “컴퓨터상 점수가 높다고 끝이 아니라, 실제 효능과 독성을 검증해 임상에 갈 후보를 골라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K-문샷은 AI 기반 설계 가속과 자율실험실 기반 검증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실제 업계에서 AI 플랫폼을 이용한 신약 개발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자체 AI 플랫폼 ‘HARP-pSAR’를 활용해 체중 감량과 근육 보존을 동시에 노리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을 도출했고, 해당 후보물질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부 기업이나 기관에 플랫폼 활용이 머물러 있고, 설계부터 검증까지 통합 플랫폼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때문에 추진단은 ‘암면역 미세환경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부터 시작해 비만치료제 등 다양한 질병 치료 활용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우선적인 사업 목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면역 관련 후보물질 발굴이다. 암면역 미세환경은 암세포, 면역세포, 기질세포가 암 조직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뜻한다. 면역항암제가 처음에는 효과를 보이다가 내성이 생기거나, 일부 환자에게만 반응하는 문제도 이 미세환경의 복잡성에서 비롯된다.

남 PD는 “분자 수준의 유전자 변이가 세포 반응과 조직 병리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함께 읽어내야 면역치료 반응성과 내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분자·세포·조직을 연결하는 멀티스케일 파운데이션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암과 함께 주목되는 분야는 비만치료제다. 최근 비만치료제 시장은 GLP-1 계열 주사제를 중심으로 급성장했지만,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 감소가 동반된다는 한계도 제기됐다.

남 PD는 “비만치료제도 펩타이드 기반 약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AI 기반 펩타이드 설계와 검증 체계가 직접 적용될 수 있다”며 “항체, RNA치료제, 펩타이드 등 다양한 약물 형태(모달리티)로도 확장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예산 확보 작업도 시작했다. 암면역미세환경 파운데이션모델 구축에 내년 100억원 등을 포함해 260억원을 핵심 사업으로 수행하고, 1838억원 규모 사업과 연계할 예정이다.

남진우 K-문샷프로그램 AI 신약 미션 총괄지휘자.(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남진우 K-문샷프로그램 AI 신약 미션 총괄지휘자.(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데이터와 GPU가 진짜 관문···“데이터 활용 길 열어줘야”

남진우 PD는 프로젝트의 향방을 가를 성과로는 임상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꼽았다. 우리나라는 병원의 임상기록, 인체유래물, 제약사의 ADMET(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실험 데이터를 쌓아왔지만 정작 연구자들이 개인정보 보호, 민감정보 이슈, 기업 영업비밀 등 복잡한 심의 절차를 이유로 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에 따라 바이오데이터 활용체계 정비, AI 과학자 플랫폼, 자율실험 거점 구축 등을 임무 로드맵에 담았다. K-문샷은 2027년 신약 분야를 포함한 12대 미션에 총 1조3465억원 규모 예산 투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데이터 활용 및 인공지능바이오 연구개발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통해 바이오 데이터 활용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담았다.

남 PD는 향후 법체계가 조속히 통과돼 질병·임상·오믹스 데이터의 확보와 연계 △대규모 모델 학습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후보물질을 실험으로 빠르게 검증할 자동화 체계 구축을 통해 AI 신약 개발이 이뤄지길 희망했다.

남 PD는 “UK 바이오뱅크처럼 검증된 연구자에게 비교적 개방적인 분석 환경을 제공해야 국내 연구자와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미리 승인된 대상에 한해서는 임상데이터를 활용할 길을 열어주는 ‘화이트리스트’ 접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오는 2035년까지 신약 발굴 속도를 현재보다 10배 높이는 부분을 꼽았다.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니라, 국내가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먼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봤다.

남 PD는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을 개발해 시장을 먼저 장악하면 이후 경쟁 구도가 크게 달라진다”며 “AI로 새로운 표적과 신규 약물 형태를 찾고, 자율실험실로 빠르게 검증해 신약 개발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진우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1975년생 △연세대 생물학과 학사 △서울대 생물정보학 석·박사 △서울대 miRNA 연구단 박사후연구원 △MIT 박사후연구원 △한양대학교 의생명공학대학원·생명과학과, 조교수 △한양대 생명과학과 부교수 △워싱턴대 방문교수 △한국연구재단 차세대바이오 단장 △현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 △현 K-문샷 프로그램 신약미션 총괄관리자 △한국생명정보학회 온빛상(2018년) △제2회 테라젠 올해의 생명정보인상(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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