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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시·통화 폭락, 브라질 덮친 ‘재정 포퓰리즘’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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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10.29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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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금융시장이 대통령선거 직후 요동쳤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4선이 확정되자 보베스파지수는 장중 10% 넘게 떨어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고, 종가는 13.9% 급락했다. 헤알화도 달러 대비 10%가량 급락했다. 국채 가격이 떨어지며 시장금리는 치솟았고 재무부는 예정했던 국채 입찰까지 취소했다. 단순한 선거 후의 조정이라고 넘기기에는 충격이 컸다.

브라질은 최근 원자재 가격 강세와 높은 금리, 비교적 견고한 성장으로 신흥국 투자처로 재조명받았다. 특히 대선 1차 투표 이후 재정긴축과 규제완화를 내세운 우파 후보의 당선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과 헤알화, 채권으로 자금이 몰렸다. 룰라의 역전승이 확정되자 이 기조가 한꺼번에 되감기는 분위기다. 하루이틀 폭락으로 룰라 정부의 경제정책 전체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의 경고를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브라질의 공공부채는 GDP의 82%를 넘어섰고 기준금리는 13.75%에 달한다. 물가상승률도 4.6%로 중앙은행 목표를 웃돈다. 이런 상황에서 룰라는 복지급여 15% 올리기, 최저임금의 물가상승률 이상 인상, 주말 대중교통 무료화,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등을 공약했다.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이를 감당할 재원과 재정규율이다. 복지 확대가 세출 구조조정과 성장 전략 없이 이어지면 국챗값 하락과 통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중남미의 이른바 ‘핑크 타이드’는 같은 교훈을 남겼다. 국가별 사정은 조금 달랐지만, 다수 국가가 자원 호황기에 늘린 복지와 정부 지출을 경기가 꺾인 뒤에도 줄이지 못해 재정·물가·통화 불안을 겪었다. 문제의 핵심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지출이다.

브라질 상황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선거 때마다 현금 지원과 복지 확대 경쟁이 반복되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가 재정에는 공짜가 없다. 세금으로 내지 않으면 빚으로 내고, 지금 세대가 내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부담한다. 시장의 신뢰까지 잃으면 그 비용은 금리와 환율로 돌아온다. 브라질 시장의 충격은 복지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복지도 재정 건전성과 성장의 토대 위에서 지속돼야 한다는 경고다. 정치는 박수받는 일을 쉽게 내지르지만 계산서는 결국 경제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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