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나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출발한 청년이 경력을 쌓아도 대기업등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동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했더라도 쌓은 숙련과 맡은 책임에 맞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임금체계 개선과 경력개발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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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미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한 청년이 기존 일자리에 계속 머무르는 비율은 같은 기간 81.8%에서 86.9%로 높아졌다. 기업들이 기존 직원의 고용은 유지하면서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을 조정한 영향이다.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간 청년은 자리를 지키는 반면 그렇지 못한 청년은 뒤늦게 진입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초급 업무 수요가 위축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도 강화되고 있다. 한은이 학교를 떠난 25~29세 청년의 상용직 취업을 분석한 결과, 1000명당 첫 직장 취업자는 2014~2019년 48명에서 2023~2026년 45명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의 상용직 취업은 같은 기간 102명에서 121명으로 늘었다.
청년 실업률은 과거 고용 부진기에 비해 낮아졌지만 고용의 질은 악화됐다. 올해 1~9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 가운데 임시·일용직 비중은 32.6%로, 2022년(30.7%)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기다리기보다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는 ‘하향 취업’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경기가 회복돼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더라도 청년고용 개선이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시장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 청년들이 필요한 직무 역량을 쌓을 기회까지 잃을 수 있어서다. 한은은 2차 노동시장에 머무르는 ‘고착 효과(Lock-in)’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에서 쌓은 경력과 숙련을 다른 기업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직장 이동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연공급 중심의 경직적인 임금체계와 높은 고용보호 수준이 기업의 신규 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한은 연구진은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원활히 진입하고 이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슷한 일을 하면 비슷한 보상을 받는 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기업 규모나 지급 능력에 따른 임금 차이는 불가피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근속연수 중심의 연공급제에서 직무의 가치에 따라 보상하는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러한 보상체계가 정착되면 노동시장 이동도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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