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료) 런던베이글뮤지엄 브랜드총괄디렉터(CBO·이하 디렉터)는 다음 달 21일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W페스타’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음표에서 시작된 레시피’라는 첫번째 코너에서 그녀의 삶에 대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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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5년 전 런던 여행에서 만난 ‘몬머스 커피’를 전환점으로 꼽는다. 한 달 여행을 위해 나머지 열 한 달을 참고 사는 삶을 당연하게 여기던 그는 그곳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돼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이런 거였나?’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는 그럴 때마다 특정 장소가 아니라 마음가짐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강조하는 ‘진짜 나’는 과거나 먼 미래에서 찾는 게 아니다. “내가 먹는 것, 입는 것, 걷는 길, 기록 같은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내가 된다”며 “자기를 찾는 건 발견이 아니라 창조에 가깝다. 그래서 더 희망적”이라고 설명했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 이 메시지는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는 “‘왜’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문화가 아쉽다”며 “질문을 호기심과 탐구력으로 받아들이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왜 그렇게 해야 하지?’라는 물음은 스스로에게 자유를 허락하는 첫 걸음”이라고 덧붙였다.
빠르게 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그는 ‘진짜의 밀도’를 강조했다. 이 디렉터는 “시대가 변해도 대체할 수 없는 건 손으로 쓴 기록, 직접 요리한 음식 같은 실존하는 것”이라며 “타인의 성공을 소비하는 데서 끝나면 내 것은 남지 않는다. 나만의 생각과 경험에서 쌓이는 밀도가 있어야 어떤 변수에도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디렉터의 일상은 질문과 기록으로 채워진다. 사진을 찍고 메모를 남기는 습관은 곧 자신을 확인하는 아웃풋(결과물)이자 다시 스스로를 채워주는 인풋(투입)이다. 그는 “사소한 것들도 스스로에게 묻고 기록하면서 나를 설득한다”고 말했다. 때때로 흔들릴 때도 있지만 그는 “고민하고 헷갈릴 때마다 ‘나는 나를 알아주고, 안아주는 사람’이라는 걸 인지하는 게 나만의 방식”이라고 했다.
청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그는 “우리는 늘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요. 하지만 목표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어요”라며 “ 남이 아닌 나를 궁금해하고, 매일의 작은 선택을 통해 조금씩 더 나아지는 나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