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시 리포트- ① 식품] 대표 식품 산업 전시회 아누가·시알 파리 혁신 제품 발굴… 해외 개최 등 영역 확장 국내 최대 규모 '서울푸드' 태국 방콕 진출 '푸드위크' 연관 전시 통합 행사 규모 확대 부산·광주·대구 등 지역 식품 전시도 다양
산업 전시회는 산업의 현재를 보여주고 미래의 변화를 예고하는 무대입니다. 세계 각국의 기업과 바이어, 소비자가 모여 최신 기술과 제품을 경험하며, 시장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이데일리가 「산업 전시 리포트」 코너를 통해 업종별 국내외 대표 전시·박람회의 역사와 성장 과정, 차별화 전략을 살펴보고 산업과 시장을 연결하는 전시·박람회의 역할과 가치를 재조명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6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식품 산업 전시회 '서울푸드' 행사 모습.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식량 확보와 보존에서 출발한 식품 산업은 기술 발전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건강과 취향, 지속가능성을 아우르는 산업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식품 산업 전시회’다.글로벌 식품 산업 전시 정보 플랫폼 ‘페어그라운드’엔 전 세계 93개국에서 열리는 식품 관련 전시회 1013건이 등록돼 있다. 글로벌 전시 정보 플랫폼 ‘트레이드페어데이츠’에 올라온 식품 산업 전시회도 333개 도시, 736건에 달한다.
대륙별로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행사가 열린다. 트레이드페어데이츠에 등록된 식품 전시회 736건 가운데 유럽 행사는 300건으로 40%가 넘는다. 국제전시산업협회(UFI)가 2025년 실시한 유럽 13개국 전시회 통계에서도 식품 분야 전시회는 162건으로 전체 1758건의 9%가 넘는다.
세계 최대 식품 산업 전시회 중 하나인 독일 쾰른 '아누가'(Anuga) / (사진=쾰른메쎄)
전 세계 식품 산업 전시회 40% 유럽서 열려
독일 쾰른의 ‘아누가’(Anuga)와 프랑스 파리의 ‘시알 파리’(SIAL Paris)는 유럽을 넘어 세계 식품 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전시회로 손꼽힌다. 전시 면적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고양 킨텍스(1·2전시장)의 2.5~2.8배, 전체 참가기업과 방문객의 해외 비중도 70~90%에 달한다. 두 행사 모두 2년 주기로 홀수 해엔 아누가, 짝수 해엔 시알 파리가 번갈아 열린다.
두 행사 중 역사가 더 오래된 건 아누가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슈투트가르트에서 시작해 1924년 쾰른에 정착한 행사는 2019년 100주년을 맞았다. 2025년 38회 행사엔 110개국 80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14만 5000여 명의 바이어와 업계 관계자가 방문했다.
독일 쾰른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식품 산업 전시회 '아누가'(Anuga) 지난 행사 모습 (사진=쾰른메쎄)
시알 파리는 아누가보다 45년 늦은 1964년 시작됐다. 지난달 17~21일 파리 노르 빌팽트 전시장에서 130개국 80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40만 종이 넘는 제품을 선보인 32회 행사엔 192개 국가·지역에서 바이어와 업계 관계자 30만 5000여 명이 방문했다.
두 행사 간 차별점은 행사 구성과 운영 방식에 있다. 아누가는 육류와 유제품, 냉동식품, 음료, 유기농식품, 대체식품 등 10개 전문 전시회를 하나로 묶은 형태로, 분야별 전문성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시알 파리는 식품을 사고파는 거래 기능에 더해 앞으로 어떤 제품이 팔리고 어떤 소비시장이 성장할지 예측하는 기능에 무게를 두고 있다.
1996년 도입한 혁신 제품 발굴 프로그램 ‘시알 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시알 이노베이션엔 2750개가 넘는 제품이 출품돼 전문가 심사를 거쳐 775개가 혁신 제품으로 선정됐다. 아누가 역시 ‘아누가 테이스트 이노베이션 쇼’를 통해 혁신 제품을 발굴하고 있다. 2025년엔 53개국 608개 기업에서 1900여 개 제품을 출품해 62개가 혁신 제품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0월 열린 세계 최대 식품 산업 전시회 '시알 파리'(SIAL Paris). (사진=코멕스포지엄)
글로벌화에 먼저 나선 건 시알 파리다. 해외 기업과 바이어 유치에 그치지 않고 전시회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수출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게 핵심이다.
2000년 중국 상하이에 첫 진출한 시알 파리는 캐나다,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으로 무대를 넓히며 12개 글로벌 전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04년 태국 방콕 현지 전시회와 공동 개최하는 방식으로 첫 해외 진출에 나선 아누가는 인도, 일본, 브라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데 이어 내년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최근 K푸드 열풍으로 주목받는 국내 식품 산업 전시회의 역사는 1983년 시작된 ‘서울푸드’에서 출발한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 전시산업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농수축산 분야를 포함해 연간 100건이 넘는 식품 관련 전시·박람회가 열린다.
관련 업계에선 매년 상반기(6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푸드’와 하반기(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푸드위크 코리아’를 양대 식품 산업 전시회로 꼽는다. 서울·수도권 외 지역에선 올해 33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식품대전’, 26회째인 ‘대구국제식품산업전’, 21회째 열린 ‘광주식품대전’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양대 식품 전시회 ‘서울푸드’ ‘푸드위크 코리아’
올해 44회째를 맞은 서울푸드엔 49개국 288개 해외기업을 포함해 총 1800개 기업이 참가했다. 바이어와 업계 관계자는 45개국 328개사 해외 바이어를 포함해 4만 6228명이 방문했다. 국내 식품 전시회 중 가장 큰 규모로, ‘시알 상하이’(중국), ‘타이펙스 아누가 아시아’(태국), ‘푸덱스 재팬’(일본), ‘FHC 상하이’(중국) 등과 함께 아시아 주요 식품 산업 전시회로 꼽힌다. 다만 아누가, 시알 파리에 비하면 참가기업 수는 20%대, 방문객 수는 15~30% 안팎에 그친다.
2006년 식품·외식·주방기기 분야별 전시회 통합으로 시작한 푸드위크 코리아는 2009년 ‘코리아 푸드 엑스포’를 추가로 통합하면서 코엑스 전관을 사용하는 대형 행사로 성장했다. 4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21회째 행사엔 서울푸드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47개국 963개사가 참가한다.
글로벌화는 서울푸드가 한발 앞섰다. 2007년 영국 전시기업 올월드 익스비션즈와 국제관 공동 운영을 시작해 현재 인포마마켓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전체 참가기업의 16%인 288개사를 해외 기업으로 채웠다. 2024년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기 시작한 ‘서울푸드 인 방콕’엔 지난해 국내 식품기업 133개사와 해외 바이어 389개사가 참여했다. 올해는 12월 2~4일 방콕 퀸 시리킷 국립컨벤션센터에서 3회째 행사를 앞두고 있다.
박광규 KOTRA 전략전시팀 과장은 “해외 기업과 바이어 유치를 넘어 전시회 브랜드의 해외 진출과 현지 시장 개척이 국내 식품 산업 전시회의 새로운 성장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