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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요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신한 골드리슈 골드테크, 국민은행이 KB골드투자통장, 우리은행이 우리골드투자 등 골드뱅킹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투자 성향 분석을 마친 고객은 별도 요건이나 기간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다. 매매 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으로 15.4%를 원천징수한다.
골드바와 금 실물신탁 등 다른 금 투자상품도 인기다. 5대 은행이 판매한 골드바 규모는 지난 8월 말 기준 3500억원을 넘어서 지난해 전체 판매금액(1654억원)의 두 배를 뛰어넘었다. 특히 골드바 판매금액이 가장 큰 신한은행에서는 이번 달 25일까지 581억원 상당의 골드바가 판매돼 올해 누적 판매금액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
하나은행이 지난 6월 처음 출시한 금 실물신탁도 현장 반응이 좋다. 하나골드신탁은 은행을 통해 금 실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는 상품으로 고객이 실물을 맡기면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이 제공하는 감정결과를 모바일 앱으로 받아볼 수 있다. 하나골드신탁(운용)은 금 실물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지난 15일 167개 영업점에서 판매한 이후 1~3차(회차별 40억원 한도) 판매를 종료했다. 골드신탁과 관련 일선 영업점에서 하루 수십통의 전화가 올 정도로 금 실물 투자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크다.
은행권 금 투자상품 인기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금값과 비례한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거래가는 3800달러를 넘겼다. 지난해 말 온스당 2641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금시세는 올해 중 44% 이상 올랐다. 국내 금시세 또한 지난해 말 1g당 12만 7850원에서 지난 26일 종가 기준 17만 9800원으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장기 투자·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서 꾸준한 분할 매수를 추천했다. 이흥두 KB국민은행 서울숲PB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상황에서 연말까지 추가적인 금리 인하 폭에 따라 금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며 “시장이 예상하는 경기상황과 금리 흐름을 보인다면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지고 지금 같은 시장 분위기라면 온스당 4000달러 이상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다소 보수적으로 바뀔 여지가 충분해 주의가 필요하다”며 “상승세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시중은행 자산관리그룹 관계자는 “단기 방향성 베팅보다 장기 분산매수·포트폴리오 헤지 관점의 접근이 적절하다”며 “최근 급등세 때문에 가격 부담이 크고 매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세금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전체 자산의 5~10%를 금에 배분하길 추천한다. 현재 가격이 높아져 투자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이 조정될 때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