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개사, 코스닥시장에서 27개사 등 모두 36개사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주가가 1000원 아래인 이른바 ‘동전주’ 또는 시가총액이 기준을 밑도는 기업들이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이 일정기간 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정부는 특히 코스닥시장에 대해 다산소사(多産少死)를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증시 체질을 개선하려면 부실·한계기업 퇴출은 불가피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 등 애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옥석을 가려야 한다.
국내 증시는 퇴출 문이 좁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지난 20년간 진입은 1353개사에 이르지만 퇴출은 415개사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시총은 8.6배 늘었지만 주가지수는 1.6배 올랐다. 외형만 커졌을 뿐 내실은 부족하단 뜻이다. 이는 미국 뉴욕 증시가 신규상장 대비 상장폐지 비율이 70~80% 정도로 다산다사 구조를 갖춘 것과 대비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초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라며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는가”라고 말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2월에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안’을 내놨고, 거래소는 상장규정을 바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에 36개사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것은 그 첫 결과물이다.
들어오는 문도 넓게, 나가는 문도 넓게 하려는 정책 방향은 옳다. 부실기업이 버티고 있으면 그 시장은 활력을 잃는다. 금융당국은 코스닥시장에 승강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세그먼트를 프리미엄과 스탠더드로 나누되 세그먼트 간에 유기적인 승강제를 도입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창구로서 코스닥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려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을 폐지할 때는 소액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일단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낙인효과가 붙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겐 치명적이다. 일시적인 주가 하락이나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기업과 좀비기업을 엄격히 구별해야 한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유망 스타트업이 지레 상장을 포기하는 부작용도 경계할 일이다.
![20년 ‘흉물' 골프장에 1000가구…서울 유일 신규택지 가보니 [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400377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