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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평형점' 이동하나…AI 등에 업은 韓경제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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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8.13 05: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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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체인저' AI 부상에 중립금리 상향 논의도 활발
생산성 향상은 중립금리 상승 요인이지만
양극화·노동시장 충격은 하락 압력 될수도
신현송 총재 "AI가 경제학 법칙 바꿀 지 생각해봐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통화정책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중립금리(자연이자율·R*)의 향방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과열되거나 냉각되지 않고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게 하는 실질금리로, ‘경제의 적정 온도’라고 비유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홍콩으로 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반도체 화물이 항공기 탑재를 대기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홍콩으로 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반도체 화물이 항공기 탑재를 대기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경제학계와 중앙은행 커뮤니티에서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중립금리 하락 추세를 AI가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현재로선 양방향 리스크가 모두 큰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패러다임을 바꿀 강력한 동인이 될수도 있지만 아직은 실물경제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모두 불확실성이 커서 단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한은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AI와 R*’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중립금리에 상승과 하락 양방향으로 모두 작용할 수 있으며, 학계에서도 어느 한쪽 방향이 크거나 작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AI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중립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한다. 첫번째는 AI가 생산성을 높이면 기업은 추가 자본 도입을 통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이는 AI 관련 설비 및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두번째는 가계가 AI 발전에 따른 임금 상승을 예상하면 늘어날 미래 소득의 일부를 현재 소비로 앞당기려 하면서 현재 저축이 줄어들고, 이는 중립금리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AI가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경우 소비 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의 저축만 늘어나 중립금리에 오히려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또 AI로 인한 실직 우려 등 구조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가계가 예비적 저축을 늘리면서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 연합뉴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6월 한국금융학회 정책심포지엄 만찬 기조연설에서 폴 로머의 내생성장론을 언급하면서 AI와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 총재는 “AI가 장기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지금까지 거시경제학에서 거의 법칙처럼 받아들여졌던 여러 문제들, 생산성과 인구구조에 따른 아주 낮은 성장률과 인구구조에 따른 낮은 중립금리와 같은 문제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내생성장론은 기술 발전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운(외생적 변수)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투자와 아이디어 창출을 통해 경제 시스템 내부에서 계속 만들어내는 성장의 엔진이라고 봤다. 로머는 내생성장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기도 했다. 신 총재는 AI가 과거 산업혁명과 비슷한 생산성 혁신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봤다.

중립금리 상향은 경제의 기초체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경제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다. 통화정책 측면에선 중립금리가 올라갈 경우 기준금리 수준도 높아지고 통화정책 운용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다만 현재로선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가 클지 양극화 심화와 노동시장 충격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클 지가 불투명하다.

‘2024년 BOK 국제컨퍼런스’ 당시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은 우리나라 중립금리 범위가 1.8~3.3%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자료= 한국은행)
‘2024년 BOK 국제컨퍼런스’ 당시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은 우리나라 중립금리 범위가 1.8~3.3%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자료= 한국은행)
한편, 한은 통화정책국은 지난 2024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우리나라의 명목 중립금리 범위가 1.8~3.3% 수준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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