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을 받은 대상은 실존인물이 아니다. 50대 중산층은 간병보험을 선호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령·소득·자산·가족상황·보험경험 등을 입력해 만든 가상의 고객 ‘AI 페르소나’다.
보험상품을 실제 고객에게 내놓기 전 ‘인공지능(AI) 고객’에게 먼저 팔아보는 방식이 보험업계의 새로운 AI 활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료와 보장내용을 바꿔가며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가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반복적으로 시험해 상품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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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이를 신상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보험료와 보장내용이 다른 상품 여러 개를 AI 고객에게 보여주고 고객군별 선호를 비교하는 식이다. 실제 설문조사나 집단심층면접(FGI)에 들어가기 전 어떤 상품과 질문을 집중적으로 검증해야 하는지도 추려낼 수 있다.
소비자 보호에도 활용할 수 있다. 상품설명서나 가입 화면을 AI 고객에게 보여준 뒤 핵심 보장이나 보험금 지급 조건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면 소비자가 헷갈릴 만한 부분을 출시 전에 찾아낼 수 있다. 상담 AI와 반복적으로 대화하게 해 잘못된 답변이나 취약점을 잡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활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 스위스 보험사 제네랄리 스위스는 가상 고객을 활용해 보험상품·서비스와 마케팅 메시지에 대한 반응을 반복적으로 살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외 은행에서도 상품·서비스와 판매채널 검토, 상담 AI 검증 등에 AI 페르소나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AI 고객을 실제 소비자의 대체재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생성형 AI는 실제 사람보다 지나치게 합리적이거나 긍정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보험연구원은 실제 고객과 AI에 같은 질문을 던져 결과를 지속적으로 비교·검증하고 차이가 발생하면 AI 페르소나를 보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수심사나 보험금 지급처럼 개인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판단에는 AI 페르소나를 직접 적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결국 AI 고객은 실제 고객을 대신하는 존재라기보다 보험사가 실제 고객에게 묻기 전에 먼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가상 시험대’에 가깝다.
백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는 AI 페르소나 활용을 위한 내부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결과의 검증 가능성과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적용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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