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취임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르면 다음달 미국 펜타곤에서 열리는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미 국방당국은 연례 SCM을 통해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에 맞춰 전작권 전환 정책을 조율해왔다. 2006년 제38차 SCM에서 최초로 전환 일정을 합의했지만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됨에 따라 2014년 제46차 SCM을 기점으로 시한을 정하지 않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이어 2018년 제50차 회의에서는 전환계획(COTP) 수정안과 주한미군 및 현 연합사 체제를 유지하는 연합방위지침을 확정해 안보 공백 우려를 불식시켰다. 2021년과 2023년 회의를 통해 미래 연합사 FOC 평가와 조건 충족 상황을 점검하면서 전환 검증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FOC 넘어 ‘전환 뒤 전쟁수행’ 입증 관건
전작권 전환을 위한 공식 조건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대응능력, 안정적 전환에 부합하는 안보환경이다. 이는 한국군이 주도하는 미래 연합사가 실질적인 전구 지휘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한국군 사령관이 짜인 각본을 넘어 북한의 기습과 지휘망 손실, 역외 위기가 겹친 상황에서 양국의 육·해·공군과 사이버·우주 전력을 통합해 결심하고, 연합작전을 효과적으로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은 미국 대통령의 지시 뒤 11일에서 5일로 단축됐고 2부도 취소됐다. 군 당국은 예정된 평가항목을 마쳤다고 밝혔지만, 한국군 4성 장군이 방어부터 반격까지 지휘하는 실증은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FMC까지 핵사용 위협과 지휘망 손실을 반영한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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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미국 지원은 COTP에 따른 조건 이행과 전환 이후 연합방위구상에 이미 반영돼 있다. 2018년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은 미국이 보완·지속능력을 계속 제공하도록 명시했다. 보완능력(Bridging Capability)은 한국군이 해당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미국이 공백을 메우는 전력이고, 지속능력(Enduring Capability)은 전환 이후에도 계속 제공하는 능력이다. 합격선에는 이들 전력이 미래연합사의 작전계획과 지휘절차에 실제로 결합되는지도 포함돼야 한다. 미군 자산의 역외 이동에 대비한 대체 수단도 연습해야 한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한국군의 지휘통제 능력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을 충분히 검증하는 동시에, 전환 이후 미국의 확장억제와 증원전력, 정보·감시·정찰 능력이 새로운 연합지휘체계와 어떻게 연계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작권 전환의 성공 여부는 전환 시점 자체가 아니라 전환 이후에도 한미동맹의 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가 흔들림 없이, 오히려 더욱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날짜보다 전환 뒤 연합방위 작동이 성패”
장기전을 버티는 군수·동원 능력도 필요하다. 탄약과 연료, 수리부품, 항만·공항, 예비전력의 지속성이 성패를 가른다. 한국 합참과 미래 연합사, 주한미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보급·증원 절차가 충돌해서는 안 된다. 기반시설 피격과 사이버망 마비 속 증원전력 전개도 훈련해야 한다.
북핵 위협 아래 핵·재래식 통합(CNI)도 작동해야 한다. 핵무기 사용 결정권은 미국 국가통수권자에게 있지만 핵위기의 감시·경보, 한국군 재래식 작전과 확장억제 실행은 한 전역에서 맞물린다. 핵협의그룹(NCG)과 CNI 도상연습을 미래연합사 작전계획에 연결해 결심 절차를 검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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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도 연계된 쟁점이다. 한미는 2006년 한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하되 미국은 한국민의 의지에 반해 한국이 동북아 지역분쟁에 개입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 향후에는 미군 전력의 역외 운용에 관한 사전 통보와 협의 범위, 한반도 방위 공백 발생 시 대체전력 제공 방식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월 주한미군 F-16 전투기의 서해상 훈련을 둘러싸고 훈련 정보가 한국 국방부와 합참 수뇌부에 제때 보고되지 않았다는 논란은 협의 절차 구체화 필요성 사례로 지목된다.
안보환경 조건이 무기한 연기의 사유가 돼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 위협과 미중 경쟁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면 전환은 불가능하다. 반대로 정치적 날짜에 조건을 맞추면 억제 신뢰가 흔들린다. 전환 시기와 위험 완화조치를 관리하면서 FOC 인증, 한국군 주도 연습, FMC 검증과 한미 최종 승인을 연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합사 작전참모처장을 지낸 김정유 예비역 육군소장은 “전작권 전환은 전환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되며, 한국군이 한미연합방위를 주도하면서도 한미동맹의 억제력과 연합전투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작권 전환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라며 “그 최종적인 판단기준은 전환 이후에도 한미가 함께 싸워 이길 수 있느냐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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