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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준다고 교육 수요도 감소?…교육논리로 재정 설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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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I 2026.07.11 07:10:02

남수경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교육in]
“교육재정 인건비·시설비·급식비 등 고정비가 대부분”
“늘봄학교·학점제·기초학력보장 등 추가 수요 감안을”
“교육청 현금복지, 교부금 개편론자에게 근거만 제공”
“고등교육 투자 필요성엔 동의…제로섬 방식은 경계”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령인구가 줄었다고 해서 교육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수경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
남수경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재정 전문가인 남수경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우리나라 학령인구(6~17세)는 2000년 795만명에서 2025년 502만명으로 25년 만에 37% 감소했다. 반면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원에서 올해 76조원으로 10년 새 30조원 이상 증가했다.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받는 교육교부금의 특성상 세수 증가로 2029년에는 교육교부금이 8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학령인구는 감소 추세인데 교육교부금 총액은 연평균 5% 정도의 증가세라 정부가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남 교수는 재정 논리로 접근하는 개편 논의에 반대했다. 그는 “교부금 개편은 미래 세대의 교육 조건을 결정하는 문제이며 지금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10년, 20년 후의 학교 모습이 결정된다”며 “재정 논리로 교육을 재단할 것이 아니라 교육 논리로 재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학령인구가 37% 줄었다고 해서 교육 수요가 37% 감소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교육재정의 상당 부분은 교원 인건비, 학교 시설 유지·보수비, 냉난방·급식·안전관리비 등 학생 수에 비례해 줄지 않는 고정비”라고 지적했다. 학생 수와 관계없이 학교를 유지하는 비용이 고정적으로 투입되기에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교부금 축소론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남 교수는 학교의 확장된 역할로 인해 교육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늘봄학교, 고교학점제, 기초학력보장제, AI·디지털교육 확대는 모두 학생 수 감소와 상관없이 추가 재정을 전제로 한다”며 “2024년 도입된 늘봄학교에는 초1 대상자의 83.4%가 참여했는데 이는 국가가 새롭게 떠안는 지출 영역이지 학생 수 감소로 상쇄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정규 수업 시간은 655시간으로 OECD 평균(804시간)에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초등학생 1인당 교육비가 OECD 평균을 웃도는 이유는 학교의 돌봄·방과후·급식·정서 지원 기능 때문이란 얘기다. 남 교수는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해서가 아니라 국가 돌봄 책임을 학교가 감당해서다”라며 “학교가 이 역할에서 물러난다면 해당 비용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가계 사교육비, 지자체 아동복지 예산, 여성의 경력 단절에 따른 노동시장 손실로 재분산될 뿐”이라고 했다.

남 교수는 대학 등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확충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그는 “우리나라 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은 70.6%로 OECD 1위이지만 고등교육 학생 1인당 정부지출은 6617달러로 OECD 평균(1만 5102달러)의 44% 수준”이라며 “초·중등에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재원을 쓰면서 정작 그 학생들이 진학하는 대학에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재원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남 교수는 초·중등 예산을 끌어다 고등교육에 투입하는 ‘제로섬’ 방식에 대해선 반대했다. 남 교수는 “늘봄학교, 기초학력보장, 특수교육, 다문화교육 등 초·중등 단계에서 이미 감당하고 있는 국가 책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초·중등 재정을 깎아서 대학으로 옮기는 제로섬 방식이 아니라 고등교육까지 아우르는 안정적 재원 배분 구조를 새로 설계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했다.

남 교수는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 투자의 경우에도 지금처럼 한시적 지원이 아니라 항구적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고등교육교부금제도와 같이 안정적 재정 투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의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는 한시적 조치이기에 이를 항구적 제도로 전환하고 고등교육에 배분되는 재원의 규모와 용도를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대학이 등록금 인상 없이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적 재원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남 교수는 전국 시도교육청의 현금성 지원에 대해서는 성찰을 촉구했다. 그는 “교육청이 학습권 보장의 본질에서 벗어난 선심성 사업으로 재원을 쓰고 있다면 그것은 개편론자들에게 정당한 근거를 제공하는 셈”이라며 “초등 종합 서비스 확충,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기초학력 보장, 특수·다문화 교육 등 정말 필요한 곳에 재원이 우선 배분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현금·현물성 지원 사업에 쓴 예산은 총 5964억원으로 전년(5467억원)보다 497억원 늘었다. 올해는 총 7658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이는 2021년(2846억원) 대비 3배에 가까운 규모다.

다만 남 교수는 “단순 축하금, 입학·졸업 축하금 같은 사업은 교육적 정당성이 약하다”면서도 “무상급식,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저소득층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같은 사업은 학습권 보장에 해당한다”며 현금성 복지 사업도 구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를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 수는 여전히 초등학교 21.6명, 중학교 25.7명으로 OECD 평균(20.6명, 23.0명)을 웃도는 데 이를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의미다.

남 교수는 “올해 전국 초·중·고교의 16.9%인 3만9123개 학급이 과밀 학급”이라며 “학령인구 감소는 이 과밀을 해소하고, 학생 개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개별화 교육으로 전환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 수 감소를 재정 감축의 근거가 아니라 교육의 질 전환을 위한 자원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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