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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통상임금 패소에..아시아나·현대重 소송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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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영 기자I 2019.02.24 17:22:55

기아차 '신의칙' 인정범위 좁게 해석
향후 대기업 통상임금 소송에 여파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기아자동차(000270)가 통상임금 항소심에서 패소하면서 재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재판부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엄격하게 해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향후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 리스크에 발목잡혀 장기적으로 미래 투자 역시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기아차 항소심 판결의 향방을 갈랐던 ‘신의칙’ 인정범위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1부는 기아자동차 노동자 2만 7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에 패소한 배경에는 ‘신의칙’ 인정범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의칙이란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민법상의 원칙이다. 회사 측은 경영악화를 ‘신의칙’에 어긋나는 행위로 간주해 통상임금을 적용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시말해 미지급 수당을 주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악화 상황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1심에서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던 중식대·가족수당 등을 제외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억원 내외다. 결론적으로 1심에서 회사 측이 부담해야할 금액은 3126억원, 2심이 인정한 금액은 5125억원에 해당한다. 기아차가 실제로 부담해야 할 통상임금 비용은 1조원에 달한다.

이번 판결은 잇따라 예정된 통상임금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빠진 경영환경을 재판부에 적극 어필했던 기아차가 패소하면서 다른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재계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 중 115곳이 통상임금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대기업 중에는 현대모비스, 대한항공, 삼성중공업, 효성, 현대오일뱅크, 금호타이어 등이 통상임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현대중공업은 1심에서 신의칙이 부정돼 패소했지만 2심에서 신의칙이 받아들여져 승소했다.

이처럼 신의칙을 좁게 해석하는 재판부에 재계는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미래 투자비용·협력업체와의 상생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회계장부 상 영업이익 위주만 따졌다는 것이다. 인건비 부담이 커져 신기술 등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판결이 나자마자 “약속을 깨는 한쪽 당사자의 주장만 받아들여 기업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승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신의칙 주장을 인정않는 재판부를 겨냥해 “단순한 회계장부나 재무제표에서 나타나는 단기 현상으로 경영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며 “기업의 영업이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미래 산업변화에 대응한 R&D(연구개발) 투자, 시장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에 활용되어야 하는 재원임에도 이를 임금 추가 지불능력으로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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